'순혈 철강맨' 장인화, 포스코 회장 오르나…공정성 논란은 변수
순혈주의·철강맨 기조 유지…안정성에 방점
취임시 우선 과제는 철강사업 경쟁력 제고
공정성 논란 촉발한 호화 출장은 최대 변수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에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확정됐다. 외부 인사의 중용 가능성이 안팎에서 제기됐지만, 이번에도 '순혈주의' 공식과 '철강맨' 기조는 깨지지 않았다. 그만큼 철강이라는 포스코의 뿌리 사업에 방점을 찍으면서 내부 출신 인사로 조직의 안정성을 다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인선 작업 내내 시끄러웠던 공정성 논란은 최종 후보 확정에도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호화 출장' 의혹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의 유착 정황이 부각된 상황에서 또 한번 '순혈 철강맨'을 내정한데 따른 후폭풍이 예상돼서다. 장인화 전 사장 본인이 '호화 출장' 의혹으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8일 장인화 전 사장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1인으로 최종 선정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후추위는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장 전 사장을 평가했다.
장인화 전 사장은 '순혈 철강맨'이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래 RIST 강구조연구소장·포스코 신사업실장·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기술투자본부장·기술연구원장·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데 기여했다.
순혈 철강맨인 장 전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데에는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의 강화와 확장에 역점을 두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앞서 포스코 노조도 "포스코의 뿌리는 철강이며 현재도 영업이익 대부분이 철강에서 나온다"며 "철강 노동자의 고충과 포스코 그리고 철강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회장이 선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대에 따라 장 전 사장의 차기 회장 취임시 최우선 과제 역시 철강 사업에 맞춰질 공산이 크다. 글로벌 시황 부진 등 여파로 철강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전년 대비 20.98%와 10.1%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6.7%에 달했지만 2022년 5.4%까지 주저앉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5.3%로 더욱 악화했다.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며 도약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기존 철강 사업과 미래 신사업을 어떻게 조화할지도 당장의 과제다. 포스코의 지난해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매출액은 4조8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했다. 철강 부문의 매출액인 63조5390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규모이지만, 성장세가 뚜렷한 미래 먹거리다.
이사회의 '호화 출장' 논란을 어떻게 돌파할지도 관건이다.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해외 호화 출장 의혹으로 현재 경찰에 전원 입건된 상태인데, 장인화 전 사장도 같은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장 전 사장은 2019년 8월 사외이사들과 베이징 이사회에 동행했다. 당시 이사회는 고가 음식과 주류·골프 라운딩 등 외유성으로 채워졌고, 사용한 비용만 7~8억원에 이르는 걸로 알려졌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유착관계가 의심받는 대목이다. 후추위가 낙점한 장 전 사장을 두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꼬집는 배경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장 전 사장의 회장 선임을 비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에도 후추위 구성의 공정성을 비판하며 최정우 회장의 3연임을 사실상 무산시켰다. 장 전 사장의 선임안은 다음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투명성과 공정성·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후추위 위원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며 "외부의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맡은 바 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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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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