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370만원짜리 주식"...비싼 삼성전자, 놔두면 오른다(?)

최두선 2024. 2.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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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액면분할 당시와 비교해 50% 상승
증권업계 목표가 10만원 훌쩍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이 설 밥상 최대 화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이어 인공지능(AI) 도입이 기업가치 상승을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까지 없어지며 더욱 공격적인 경영이 예상된다.

주당 수백만원...삼성전자, 오르긴 올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5월 50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1주당 250만원을 훌쩍 넘어 거래되던 주가가 5만원대에 거래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거래량 증가를 기대했다. 통상 액면분할은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지만 체감상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진정한 '국민주'로 거듭났다.

당시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주식은 8일 종가(7만4100원)와 비교해 무려 50% 가까이 올라 거래 중이다. 액면분할을 반영하지 않은 주가는 주당 375만5000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1주에 약 375만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투자하고) 놔두면 오른다." 삼성전자에 시쳇말로 적용되던 말이 아직까지는 현실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주당 250만원은 너무 비싸다"고 볼멘소리가 시장에 팽배했지만 현재 주가는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역시 당시 목표였던 400조원을 넘어 450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8만전자' '9만전자'를 예상하는 현재 분위기지만 이는 주당 최대 450만원짜리 주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원까지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추천했다. 하나증권도 같은 날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원으로 유지했다.

이달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가 책정 추이를 보면 현대차증권(8만9000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가 9만원대를 써냈다. 한국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은 9만9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장벽이 해소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가가 낮아졌다고 해서 기업가치까지 함께 낮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급격한 등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실적 하락 및 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조정기에도 연초 8만원 목전까지 갔다는 점에서 주가는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매출 300조 회복할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을 32조1038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388.86%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11% 오른 300조6624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 2022년 302조2314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이후 지난해 258조9355억원으로 부진했지만 다시 매출 300조원대를 회복한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올해 1·4분기 수요 정체와 2·4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폭 둔화 우려는 이미 인지된 리스크다"라며 "재고 조정의 끝이 보이면 3·4분기로 예정된 가격 상승폭 확대 시점이 2·4분기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에 대한 시장 의구심도 주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진행 스케줄이 재확인된 만큼 과도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체질 개선에 들어갈 전망이다. 1·4분기 출하 감소에 따른 우려로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나 뚜렷한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메모리 중심의 가파른 실적 회복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신한투자증권 김형태 수석연구원은 "고부가 제품 채택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 제약에 따른 재고 정상화가 상반기 내 확인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가동률 정상화 및 가격 상승 효과가 극대화되고 온디바이스AI 시장 개화로 전반적인 탑재량 증가세도 동반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무죄' 이재용, 삼성그룹주 전반 훈풍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는 1심에서 이 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 대해 3년 5개월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비록 1심 판결이지만 재판부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밝혔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분식회계 및 거짓공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주 전반의 낮은 기업가치는 이 회장 사법리스크에 따른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 지연과 정책 및 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 펀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실효성이 확대되고 유통업 규제 완화와 같은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ESG를 포함한 해외 대형 펀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은 커질 전망이다"라며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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