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도쿄도지사 광폭 행보에 ‘일본 첫 여성 총리 탄생하나’ 관심 솔솔

최진주 2024. 2. 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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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쿄도지사로 가나,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를 노리나.'

고이케 유리코(71) 일본 도쿄도지사의 다음 행보를 놓고 일본 정치권 내에서 추측이 무성하다.

8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전날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 당선인을 면담했다.

고이케 지사가 앞서 지난 2일 총리 관저를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면담했을 때도 그의 '광폭 행보'에 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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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 여부 아직 안 밝혀
기시다 총리 면담·대만 방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1일 도쿄 도요스 수산시장 인근에서 열린 에도시대 테마 관광시설 ‘도요스 센캬쿠반라이’ 개관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3선 도쿄도지사로 가나,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를 노리나.'

고이케 유리코(71) 일본 도쿄도지사의 다음 행보를 놓고 일본 정치권 내에서 추측이 무성하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시장 재선 임기를 수행 중인 고이케 지사가 올여름 지사 선거에 다시 출마해 무난히 3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 내각과 자민당 지지율이 바닥인 틈을 타 다시 한번 일본 최초 여성 총리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8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전날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 당선인을 면담했다. 고이케 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2016년 도지사 첫 당선 후 처음이다. 중국의 민감한 반응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대만을 방문해 현직 및 차기 총통을 만난 것은 지방자치단체장보다는 중앙 정치인의 행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도지사, 중의원 보궐선거 출마설 솔솔

고이케 지사가 앞서 지난 2일 총리 관저를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면담했을 때도 그의 '광폭 행보'에 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고이케 지사는 육아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지만, "중의원 보궐선거 얘기를 했을 것이다" "보궐선거에 입후보해 돌아온다고 선전포고한 것은 아니냐" 등의 추측이 무성했다. 면담 시점이 마침 도쿄도 중의원 15선거구 보궐선거가 4월 28일쯤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직후였기 때문이다.

이 선거는 도쿄도 고토구 구청장 선거 때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시의원 등을 매수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사임한 자민당 의원 후임을 뽑는다. 판세는 자민당에 극도로 불리하지만 도쿄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고이케 지사가 출마한다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다. 이미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 12월 이 문제로 사퇴한 고토구청장을 다시 뽑는 선거에서 자신이 이끄는 지역당인 '도민퍼스트회' 추천 후보를 내세워 낙승을 거뒀다.

고이케 유리코(왼쪽) 일본 도쿄도지사가 6일 호주 시드니 의회 건물 앞에서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시드니=AP 연합뉴스

고이케 정치권 복귀 시 정계 개편 가능성도

고이케 지사는 지난 2018년 '희망의당'을 창당해 바람을 일으켰고, 당시 사학 비리로 고전하던 아베 신조 총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적이 있다. 다만 "보수 아닌 사람은 배제하겠다"는 발언으로 '반(反)아베' 전선이 분열되면서 겨우 10%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지만, 중의원 의원으로 직접 정계 개편에 나섰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4월 보궐선거나 추후 중의원 해산 총선거에 출마해 일단 중앙 정치권으로 돌아오고, 새로운 도시형 신당을 이끌며 자민당과의 연립정권을 구성하거나 다른 야당과 연합해 정계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고이케 지사는 아직까지는 3선 도전 의사가 더 강하다고 주간 경제지 도요게이자이가 전 도청 간부를 인용해 지난달 보도하기도 했다.


자민당 내 여성 총리 후보도 다수 거론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거나 직접 의욕을 보이는 여성 정치인이 늘어나면서 실제로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주요 계파가 다수 해산함에 따라 이전처럼 차기 총재를 계파가 미리 다 결정하지는 못하게 됐다는 점에서 여건도 나아졌다.

고이케 지사 외에도 최근 아소 다로 부총재가 "아름답지는 않지만"이라며 외모를 언급해 논란이 됐지만 실력만은 높이 평가했던 가미가와 요코 외무장관, 우익 성향 자민당 지지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장관 등이 '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다 세이코 전 저출생담당장관도 최근 방송을 통해 차기 총재선거 도전 의사를 밝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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