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1인은 철강·신사업 '백전노장' 이었다...장인화 전 사장,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에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 권오준 전 회장 때 고속 승진
최정우 회장과 막판 경합 전적...사장, 자문역 활동
'재수생' 장인화(68) 전 포스코 사장이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의 다음 회장 후보에 뽑혔다. 그는 재무, 신사업,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와 주요 보직을 거쳐 포스코 내 '백전노장'으로 불린다.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관심을 모았던 외부 인사를 택하는 파격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철강과 신사업을 두루 경험한 장 전 사장에게 안정과 혁신의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기회를 맡겼다.
후추위는 8일 장 전 사장을 10대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곧바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3월 2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장 전 사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올리는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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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생인 그는 서울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조선해양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땄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스코 입사 이후 그의 이력은 철강, 신사업에 두루 맞닿아 있다. 장 전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강구조연구소장을 지낸 뒤 2011년 2월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성장투자부문 신사업실장(상무), 재무투자본부 신사업관리실장(전무), 철강사업본부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전무) 등을 맡았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임기(2014~2018년) 중 고속 승진을 거듭해 당시 권 전 회장의 최측근 실세로 불렸다.
장 전 회장은 앞서 후추위가 연임한 최정우 회장을 2018년 최종 회장 후보로 뽑을 때도 최종 2인으로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이다. 후추위는 당시 재무나 경영 전략 짜기에 경험이 많은 후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앞서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의 정통 철강맨 CEO들이 신규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실패한 사례가 많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장 전 사장은 권 전 대표의 회장직 사퇴 이후 2018년 후추위의 회장 후보 추천에서 최 회장에게 밀린 뒤 포스코 철강II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후 2021년부터 포스코 자문역으로 활동해왔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장인화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후추위는 판단했다"고 밝혔다.
50일만에 우여곡절 끝... 국민연금 변수 남아
후추위는 지난해 12월 21일 첫 회의를 시작, 50일 만에 이 같은 결론을 냈다. 후추위는 지난달 10일 첫 심사에서 3연임 도전을 앞둔 최 회장을 탈락시키고 22명(내부 7명, 외부 15명)의 후보를 추렸다. 이후 지난달 24일 12명(내부 5명, 외부 7명), 지난달 31일 6명(내부 3명, 3명) 순으로 후보를 추렸다. 후추위는 7, 8일 이틀 동안 6명의 후보자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수서경찰서가 후추위를 구성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전원(7인)을 호화출장을 다녀온 혐의(업무상 배임)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추위는 다음 CEO 선임 절차를 일정대로 진행해왔다.
다만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이번에 선정된 차기 회장 최종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주요 주주(6.71%, 지난해 11월 기준)로 사실상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인선 과정을 두고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후추위 위원 모두가 뜻을 같이 했다"며 "외부의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맡은 바 책무를 수행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주주와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내 외부 이해 관계자들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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