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심도 징역형 조국, 반성 사과 아니라 출마 선언
조국 전 법무장관이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감형하지 않은 이유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씨는 이날 판결 후에도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제 힘을 보태는 것으로 끝없는 사과를 하려 한다”고 했다.
조씨는 사과를 않은 대신 입장문을 통해 “두려운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사실상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조씨가 미사여구로 자신의 출마를 포장하더라도 결국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적 면죄부를 받아보겠다는 계산이라는 것을 모를 사람이 없다.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법사위에 들어가면 진행 중인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조씨는 아들 입시를 위해 허위로 작성한 서울대 인턴십 활동 증명서를 활용하고, 아들이 다니던 외국 대학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해줬다.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허위 인턴 확인서와 허위 동양대 표창장을 제출했다. 민정수석 시절 정치권 청탁을 받고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을 무마했다. 이 혐의가 모두 1심과 2심에서 유죄로 판단됐다.
조씨는 학자 시절 SNS를 통해 온갖 좋은 말을 하며 저명인사가 됐지만, 법무장관 검증 과정에서 헤아릴 수도 없는 내로남불이 드러나 사람들이 혀를 찼다. 조씨 혐의는 법무장관에 임명되기 이전에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어이 그를 장관에 임명해 국가적 갈등을 초래했다. 이것만으로도 조씨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런 사람이 징역형을 받은 날 도리어 출마 선언을 했다.
지금 민주당 인사들 사이엔 비리를 감출 수 없게 되면 선거에 출마하는 방탄 공식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옥중에서 ‘정치검찰해체당’을 만들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피의자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도 다음 총선에 출마할 것이다. 대장동 사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에 출마해 불체포특권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 이 대표가 위성정당을 만들어 조국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방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건 결국 국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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