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외교관을 구출하라… 택시기사와 손잡은 공무원
신정선 기자 2024. 2. 9. 03:04
TV조선 ‘비공식작전’ 밤 9시 10분
1980년대 외교부 중동과 공무원 민준(하정우)은 레바논 무장세력에 납치된 외교관 구출 작전에 자원한다. 사실 민준의 관심은 미국 발령이다. 그는 현지에서 택시 운전사 판수(주지훈)를 만나 도움을 얻는다. 사실 판수의 관심은 몸값이 담긴 민준의 돈가방이다.
1980년대 외교관 납치 실화를 각색한 영화 ‘비공식작전’은 2시간 동안 정교하게 설계된 액션의 트랙을 따라 쉬지 않고 달린다. ‘끝까지 간다’ ‘터널’ ‘킹덤’ 시리즈의 김성훈 감독은 5분 40초 추격 장면을 21차례에 걸쳐 찍어내는 철저함으로 액션의 쾌감을 끌어올렸다. 촬영지 모로코의 좁은 골목을 누비는 추격신의 긴박함, 험난한 구출 중에도 살아있는 유머, 실화의 진중함을 고루 갖췄다.
문제는 지나친 익숙함이었다. 지난여름 기대작 중 하나였으나 105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의 동반 출연은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안 봐도 본 것 같다는 기시감의 벽을 높였다. 구출이라는 소재도 비슷한 시기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보다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완성도로만 보면 흥행 성적이 못내 아쉽다. 알짜 부임지만 신경 쓰던 민준, 돈만 밝히던 판수가 서로와 동행하다 변하는 과정은 익숙함이 주는 만족감도 영화가 주는 편안한 선물임을 다시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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