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예능 론칭 땐 TV조선 ‘트롯’ 방영 시기 피해라”

최보윤 기자 2024. 2.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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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스터트롯, 브랜딩의 힘
‘미스터트롯2 톱7 전국 투어’에 나선 박성온(맨 왼쪽부터), 최수호, 진해성, 안성훈, 박지현, 나상도, 진욱. 최근엔 톱7 스타들이 관객들과 직접 인사하는 하이터치(관객과 팬이 하이파이브나 악수 등을 나누는 것)가 화제가 되면서 연속 매진을 이끌기도 했다. /밝은 누리

“현재 열띤 경쟁 중인 ‘미스트롯3′은 트로트 열풍의 진원지 ‘미스트롯’과 트로트 전성시대를 연 ‘미스터트롯’의 계보를 잇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의 미스·미스터 트롯이 배출한 우승자 송가인, 임영웅, 양지은, 안성훈은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랐고, 그 외 참가자들도 크게 주목받으며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등 신생 스타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TV·OTT포함)’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면서 트로트 열풍에 대해 평가했던 내용 중 일부다. 원조 트로트 오디션 예능의 품격을 증명하듯 TV조선 ‘미스트롯3′는 이번 시즌에도 프로그램 방송과 동시에 단번에 1위에 올라섰다. 2019년 방송된 ‘미스트롯’이 8위를 차지하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면, 이후 이어진 미스터트롯1·2, 미스트롯2 시리즈는 모두 ‘떳다 하면’ 1위로 직행한 것. 시청자들 머릿속에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는 단순한 트로트 프로그램을 넘어 스타 탄생의 산실로 단단히 각인됐다.

지난 2021년부터 TV조선의 화요일 밤을 지키고 있는 ‘화요일은 밤이 좋아’. /TV조선

◇예능을 넘어선 브랜딩의 힘

‘미스트롯3′가 시청률은 물론 각종 화제성 지표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방송가는 훨씬 놀란 표정이다. 공중파에선 시청률 5%만 넘겨도 ‘효자’로 대접받는 예능에서 ‘미스트롯3′는 지난 5회때 시청률이 17.5%(닐슨 전국 기준)까지 오르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19.1%까지 치솟았던 ‘최고의 1분’은 6회 데스매치에서 오유진과 배아현의 승부가 갈렸던 순간이었다.

‘미스트롯3’ 4라운드 뽕커벨(맨 왼쪽부터 정슬·정서주·김소연·배아현)팀. /TV조선

‘미스트롯3′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분석한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 평판’에서도 올해 1·2월 연속 1위에 올랐다. 또 온라인 화제성 조사 플랫폼인 굿데이터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1월 4주 차 조사 결과에서도 TV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러다 보니 방송가에선 ‘새로운 예능을 론칭할 때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방영 시기를 피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생겨날 정도. 한 유명 예능 PD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 시청률이 0%대를 면치 못하자 “이게 다 미스터트롯2 때문”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도 화제였다. 해당 PD는 기자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는) ‘미스터트롯2′만 본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TV조선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의 근원적인 힘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그 이름 자체에 있다. 시리즈 시작을 알린 지난 2018년부터 5년 넘게 명성을 이어오면서 오디션 ‘끝판왕’ 역할을 한 것도 시청자들에게 ‘트로트 예능=미스·미스터트롯’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가 일으킨 팬덤 예능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는 예능 판도만 바꾼 게 아니다. 예능 소비의 대상과 주체를 확장시켰다. 한마디로 ‘팬덤 예능’의 토대를 만들어낸 것. 예능이지만, 다큐성 스토리가 전개되고 ‘인간 승리’라는 극복과 희열의 서사까지 더해져 몰입도 만큼이나 팬덤도 강해졌다.

‘팬덤 예능’은 콘서트나 각종 지역 행사는 물론, 굿즈 등으로 확장되며 TV 밖에서도 시청자를 모으고 있다. ‘미스터트롯2′ 전국 투어 콘서트가 대표적. 작년 5월 5일 서울 KSPO DOME(구 체조경기장) 첫 공연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2′ 결승전에서 진이 발표된 지 1년째인 오는 3월 17일 공연까지 10개월간 총 14개 도시, 22개 공연장에서 총 80회 공연이 이어져 왔다. 앞으로 남은 공연을 모두 채우면 약 27만명 이상의 관객을 만나게 된다.

공연계에서 단일 콘텐츠 공연으로, 또 체육관·대극장·컨벤션 등 대형 무대에서 10개월간 80회 공연을 이뤄낸 건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꼽힌다. 오는 14일까지 서울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열리는 미스터트롯2 팝업스토어 ‘웰컴 투 마이 홈’은 지난 31일 오픈 첫날 백화점 개점 시간 전부터 팬들이 모여드는 ‘오픈 런’을 연출하며 팬덤의 힘을 실감케 했다.

‘미스트롯3′ 역시 각종 플래카드, 응원 차량 등을 동원한 장외 응원전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팬덤이 확실한 일부 출연진에게는 이미 광고 모델 제의도 들어오고 있다. 대중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 같은 가수를 응원하면서 친구가 돼 줄 수 있는 것은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가 가진 또 다른 힘이다.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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