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함께 락, 커플은 두손 꼭, 친구끼리 런
설 연휴에도 극장은 쉬지 않는다. 지금 극장에서 공연 중인 모든 작품 가운데 신나고 즐겁기로는 최고인 공연부터 연인의 손을 꼭 붙잡고 봐야 하는 공연까지 다양한 작품이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설 연휴에 함께 보면 더 행복해질 공연들을 소개한다.
◇온 가족 함께 ‘스쿨 오브 락’
박수 치고 환호하다 목이 쉴 수도 있다. 현실은 백수인데 마음만 수퍼스타인 록 밴드 기타리스트가 우연히 명문 사립학교의 임시 교사가 돼 음악적 재능으로 충만한 아이들과 함께 밴드 배틀에 도전한다.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 악기와 노래를 직접 소화하는 평균 나이 12.5세의 어린 배우 뮤지션들 실력이 보면서도 믿기 힘들 만큼 엄청나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매일 떠나갈 듯한 관객 함성으로 록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원작은 잭 블랙 주연의 동명 영화.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영화를 뮤지컬 무대로 옮겼다. 6만(B석)~17만원(VIP석).
◇커플 맞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좋을 땐 고마운 걸 모른다. 싸우고 상처 주고 아파하고 헤어지고…. 후회할 걸 미리 안다면 달라질까.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의 무대 위엔 유명 소설가가 될 남자 ‘제이미’(최재림·이충주)와 계속 무명 배우인 여자 ‘캐시’(박지연·민경아), 두 사람뿐이다. 그런데 시간의 흐름이 독특하다. 제이미의 시간은 사랑의 시작에서 이별로, 캐시의 시간은 이별에서 사랑의 시작으로 각자 거꾸로 흐른다. 캐시가 연인을 잃은 아픔을 노래할 때 제이미는 막 시작한 사랑에 들떠 있고, 제이미가 지키지 못한 사랑을 슬퍼할 때 캐시는 행복한 얼굴로 노래한다. 엇갈리는 두 사람을 바라보는 관객 역시 행복할 때 아픈 순간을 생각하고, 슬퍼하면서 좋았던 때를 떠올린다. 그 감정적 낙차로 관객 마음엔 파도가 몰아친다. 그럼에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 진심으로 끝을 알 수 있다면 헛된 다툼에 귀한 삶을 낭비하지 않게 될까. 곁에 있는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싶어질 것이다. 6만(A석)~8만(R석).
◇친구끼리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이런 공연은 그 속으로 뛰어들어 즐겨봐야 알 수 있다. ‘초대형 클럽 한가운데 나타난 태양의 서커스’라고 표현한다면 이미 그 속에 참여했던 관객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딛고 선 바닥부터 심장까지 타고 올라오는 강렬한 비트의 EDM,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무대, 관객들 속으로 뛰어든 배우들과 마주 보며 춤추고 즐기는 독특한 형식까지…. 아르헨티나에서 건너와 서울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은 현란한 조명에 음악이 뒤섞여 신나고 정신없는 꿈속에 들어온 듯하다. 관객들 한가운데를 러닝머신 무대가 가로지르고, 그 위를 뛰어가던 사람이 갑작스런 총성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더니 금세 다시 일어나 달린다. 하늘에서 물이 쏟아지듯 천천히 수조(水槽)가 내려오면 공연장 안은 열광의 도가니.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수조 위 무용수들이 춤추고 헤엄치고 두드리고 뛰어다닌다. 공연장 한가운데 타워가 세워지고 배우들이 북을 치기 시작하면 관객의 쾌감도 타악기 리듬을 따라 절정으로 치닫는다. 전석 스탠딩 1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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