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집착하던 ‘킹덤’ 중전의 변신… 더벅머리 맨몸 액션으로 돌아왔다
드라마 ‘킹덤’의 중전 역할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혜준(29)이 이번엔 더벅머리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종횡무진한다. 뛰어내리고 구르고 발악하는 ‘맨몸 액션’에, 자신의 강인함을 확인해나가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디즈니+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8부작)의 주인공 ‘정지안’의 이야기. 지안 역의 김혜준은 드라마 최종화가 공개된 7일 서울 삼청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킬러들의 쇼핑몰’은 소중한 걸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어떤 캐릭터에 대입을 하고 봐도 삶의 의지와 용기를 주는 드라마”라고 했다.
동글동글한 이목구비에 단정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가졌다. 그의 얼굴을 각인시킨 건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다. 권력과 왕좌에 집착하는 중전 역을 맡았다. 시즌1(2019) 당시 연기력 논란이 일었지만, 시즌2(2020)에서 빠르게 성장한 연기로 반전을 보여줬다. 해외에선 유명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악녀 캐릭터 ‘세르세이 라니스터’에 비견되기도 했다. 배우 자체가 ‘성장 캐릭터’인 셈.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김사부’ 별명을 지은 제자 ‘장현주’ 역할로도 인상을 남겼고, 드라마 ‘구경이’로 2022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김혜준은 “개인적으로 장르물보다 멜로나 로코(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작품을 고를 때는 정확한 목적이 있고, 주체적인 캐릭터들에 끌리더라”고 했다. 지안은 킬러들에게 무기를 파는 쇼핑몰을 운영하던 삼촌 ‘진만’이 죽은 뒤 쇼핑몰 후계자가 되고 킬러들에게 목숨을 위협받는다. 지안을 지키기 위해 삼촌의 동료들이 목숨을 건다. 피가 난무하는 액션 드라마지만, 인물 간의 잔잔한 서사로 호평받으며 영화 비평 사이트 IMDb에서 평점 8.5를 받고 있다. 그는 “지안의 성장 서사와 삼촌과의 관계, 회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 방식이 매력적”이라며 “떠난 이를 회상하는 설정이 애틋함과 그리움을 더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배우 이동욱이 맡은 삼촌 ‘진만’을 비롯해 무에타이 스승 ‘파신’, S급 킬러 ‘민혜’ 등 매력적 캐릭터들이 많은 것도 작품의 장점. 지안은 평범한 대학생이 겪게 된 혼란스러움과 함께 핏줄에 새겨진 강단 있는 기질을 표현해내며 스토리에 현실감을 줬다. 그는 “누구나 공감할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려 신경 썼고, 결정적인 순간에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변주를 줘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2015년 데뷔해 곧 연기 생활 10년을 앞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연기를 하며 배운 걸 삶에 녹여내며 인간으로서도 성장한 것 같아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요. 계속 성장하며 고여있지 않는 배우로 오래 연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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