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이어 또 다른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이달 말 개봉한다
아들 이인수 박사 인터뷰 담고 임동진이 이승만役 맡아 재연도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의 희생과 투쟁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에 이어 이 대통령 일대기를 다룬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이 오는 22일부터 전국에서 상영된다.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을 쓰고 연출한 권순도(46) 감독은 8일 본지 통화에서 “수일 전 CGV 측으로부터 ‘전국 상영관에 ‘기적의 시작’을 올리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권 감독은 지난달 중순 CGV 등 3대 멀티플렉스에 상영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하던 중이었다. 그는 “다큐 ‘건국전쟁’의 흥행이 전국 개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오해가 바로잡히는 데에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호주 그리피스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단편 ‘선처’(2011), 독도의용수비대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독도의 영웅들’(2015) 등을 제작했다. ‘기적의 시작’은 부친인 권주혁(71) 전(前) 이건산업 사장의 권유로 만들게 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의 허리우드 클래식(옛 허리우드 극장)과 서대문구 필름포럼 등 2곳에서 잠시 상영했다. 이후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등 희망하는 단체를 중심으로 순회 상영을 이어왔다.
영화는 이 대통령의 출생에서 시작해 해방 이후 행적을 주로 보여준다.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등이 보유한 사료와 학자·주변 인물의 증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백선엽 장군과 이 대통령의 아들 이인수 박사의 인터뷰도 들어갔다. 백 장군은 다큐 ‘부산에서 판문점까지’(2010) 등을 제작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 박사는 지난해 11월 별세하기 전 인터뷰를 허락받았다.
극적인 효과를 살리기 위해 일부 재연(再演) 장면도 넣었다.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연설 모습, 이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의 하와이 시절 등이다. 배우 임동진(80)씨가 이 대통령 역을 맡았다. 임씨는 배역 제안을 받고 “이 대통령과 닮지 않아 누가 될까 우려된다”며 거절하다 권 감독의 간곡한 청에 출연을 승락했다고 한다.
일화도 최대한 살렸다. 이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가 들려주는 ‘지겨운 바나나’ 술회가 대표적이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이 대통령과 함께 미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가난한 시절, 그곳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던 바나나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한다. 하도 먹다 보니 물려서 나중에는 바나나가 싫어졌다는 내용이다. 권 감독은 “이 대통령은 보통 사람이라면 은퇴할 나이인 73세에 대통령이 돼서, 이 나라가 없어지느냐 마느냐라는 절체절명의 숙제를 푸신 분”이라며 “그분의 넘치는 나라 사랑과 열정을 최대한 쉽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개봉한 다큐 ‘건국전쟁’은 개봉 7일 만에 누적 관객 7만6352명을 기록했다. 설 기대작들의 공세에도 박스오피스 7위(7일 현재)를 유지하며 전국 상영관이 197곳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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