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용 사건 항소… 1심 모두 무죄에도 불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 1심의 무죄 선고에 검찰이 8일 항소했다. 항소 기한은 오는 13일인데, 설 연휴 때문에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 거래 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 인정 및 법리 판단에 관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앞서 그룹 지배권 승계 작업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점이 다수 있어 사실 인정 및 법령 해석을 바로잡기 위해 항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판결까지 장기간 심리가 진행된 만큼, 항소심에서는 공판 준비 기일부터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지난 2018년 말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20년 9월 기소돼 3년 5개월 만인 지난 5일 1심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 19건 모두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회장과 함께 재판받은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전·현직 임원 10명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산업계에서는 “검찰의 기계적 항소로 삼성의 글로벌 경영 전망이 다시 어두워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조인들은 “2심과 대법원 재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2018년 말 수사받기 시작한 이 회장으로선 10년 넘게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는 셈”이라고 했다. 한 법조인은 “검찰은 2심 재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