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 “더 좋은 AI 쓰려면 돈을 내라”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구글까지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 유료화에 나섰다. 생성형 AI 모델 구축과 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면서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테크 업계에선 “빅테크들이 ‘공짜’ AI 서비스를 미끼로 고객을 확보한 뒤 제공하는 서비스에 차등을 두며 유료화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짜 AI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 시각) 구글은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최상위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 를 공개하며 19.99달러(약 2만6500원)짜리 유료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구글이 제미나이를 공개한 지 두 달 만이다. 일반 모델인 제미나이 나노, 프로와 달리 울트라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구글 원 AI 프리미엄 플랜’ 구독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 구글 원은 구글 클라우드는 물론, 지메일, 구글닥스, 구글 미트 등 사무용 서비스를 통합한 서비스다. 구글은 여기에 제미나이 울트라를 추가하고 기존 9.99달러인 구글 원 프리미엄(2TB) 가격을 10달러 올렸다.
구글은 유료 서비스를 출시하며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울트라는 수학, 물리학, 역사, 법, 의학 등 57개 학문을 조합해 사용하는 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MMLU)에서 인간 전문가를 초과하는 성능을 발휘한 최초의 모델”이라며 “아주 복잡하고 전문적인 코딩, 논리적 추론이 필요한 창의적인 프로젝트 지원도 가능하다”고 했다.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도 서비스의 양과 질에 차이를 두는 식으로 유료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오픈AI는 대중에게 무료로 AI 챗봇 서비스인 챗GPT를 제공하지만 답변의 길이, 속도, 실시간 검색 가능 여부, 이미지 인식 등 세부적인 서비스에 제한이 있다. 지난달 문을 연 AI 앱장터 ‘GPT 스토어’도 유료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다. MS도 지난달 업무용 AI 서비스 ‘코파일럿’의 개인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20달러를 내면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에 오픈AI의 생성형 AI GPT-4를 접목한 ‘MS 365 코파일럿’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각에선 AI 기업들의 유료화 흐름을 두고 정보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 양질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활용 능력에 따라 정보 격차와 비용 격차가 커지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현상이 AI 유료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AI는 전반적인 불평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기술이 사회적 긴장을 촉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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