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럼프 후보자격 여부 심리 시작…‘내란 가담’ 핵심쟁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문제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심리가 현지시각 8일 개시됐습니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을 벌일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사상 초유의 이번 심리에 미국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후보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에 대한 구두변론을 진행했습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번 변론의 핵심 쟁점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주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데 사용한 헌법 14조 3항이 대통령직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등이었습니다.

수정헌법 14조 3항은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적에게 원조나 편의를 제공한 자는 연방 상하원의원이나 대통령 및 부통령을 뽑는 선거인 등에 취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의회에서 3분의 2의 찬성으로 사면받은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고 보고 수정헌법 14조 3항을 적용해 콜로라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수정헌법 14조 3항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 측 인사들이 공직을 맡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대통령 후보 자격 판단 문제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내란을 선동하지 않았으며 수정헌법 14조 3항이 대통령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변론 종료 뒤 "이념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대법관들은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의 여러 측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대법원은 압도적으로 이를 기각하는 판단을 내릴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NBC 방송도 "대법원은 오늘 콜로라도주 판결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표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방 대법원의 변론 종료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대법원 변론)은 여러 측면에서 보기(watch)에 아름다운 것이었다"라면서 "오늘 (변호사의) 발표는 좋았고 내 생각에 (대법관들에게) 잘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자격 문제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수일 또는 수주 내에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콜로라도주 등에서 대선 경선이 진행되는 3월 5일 슈퍼화요일 이전에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 문제에 대해서는 주별로 엇갈린 판단이 나온 상태입니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콜로라도주 대법원에 이어 메인주는 총무장관이 출마 자격을 박탈한 반면 미시간주, 일리노이주 등에서는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없다는 판단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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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