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강물에 강아지를…“재밌어서” 유기견 학대·살해 20대 2심서 형량 늘어

연합뉴스

유기견을 입양한 뒤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이 여성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형량이 너무 과하다며 항소했으나, 2심에서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게 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는 8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이 같이 선고하고 집행유예 기간 보호관찰·정신질환 치료도 명령했다. 검찰의 치료감호 청구는 기각됐다.

A씨는 2021년부터 2년 동안 강원 춘천시 자택에서 무료로 입양한 유기견 8마리를 상습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기견을 분양 받아 상습적으로 잔인한 방법으로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과 사료를 주지 않는가 하면 발로 차거나 던지기도 했다. 2022년 12월쯤에는 춘천 공지천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한겨울 강물에 담갔다가 꺼내기를 반복하고 머리 부위를 때린 뒤 집으로 데려와 학대를 지속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경찰은 같은 해 11월 강아지 울음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주민 신고를 접수하고, 주변 CCTV 추적과 탐문수사 등을 통해 A씨를 찾아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씨 휴대전화에는 강아지를 죽인 범행 장면과 학대 모습이 저장돼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재밌어서 그랬다"고 진술했으나, 재판에서는 "잘못한 게 없는 생명을 학대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재판부는 "경찰 출동에도 학대를 지속하고 잔혹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후에도 다른 반려견 2마리를 데려와 검거 전까지 학대했다"며 "별다른 죄책감 없이 반복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한 행동을 보면 생명 존중이나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