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어때] 연휴에 뭘 볼까, 설 영화 (거의) 완전정복<2편>

2024. 2. 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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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신정선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44번째 레터는 어제에 이어 ‘설 연휴 영화 (거의) 완전정복’<2편>으로 준비했습니다. 먼저 보내드린 <1편>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그 영화 어때] 연휴에 뭘 볼까, 설 영화 (거의) 완전정복<1편>

어제와 마찬가지로 설 영화를 고르실 때 결정을 도와드릴 포인트 위주로 말씀드려요. 작품성에 대한 평가와는 또 다른, 내 친구나 가족, 연인과 함께 설 연휴 2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가에 대한 의견입니다.

영화 '아가일'의 아이맥스 버전 포스터인데요, 저 고양이가 영화에서 아주 깜찍한 활약을 보여준답니다.

8일 현재 박스오피스 5위인 영화 ‘아가일'입니다. 아가일이 무엇인고 하니, 주인공(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이 쓰는 스파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에요. 아가일 역으로 ‘수퍼맨' 헨리 카빌이 나옵니다. ‘킹스맨’ 기억하시죠? 사람 머리가 풍선처럼 펑펑 터지는 19금 액션 영화. 그 감독 매튜 본이 그 비슷한 얼토당토 않은 만화 같은 상상력으로 만든 신작이 ‘아가일’입니다. 주인공이 쓴 스파이 소설이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지면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개됩니다. ‘쓰리 빌보드'로 오스카 남주우연상 받은 샘 록웰이 주인공과 동행하는 헝그리 스파이로 나오는데, 나이 오십에 도전한 액션을 연기력으로 보완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 과연 그는 주인공과 무슨 관계일까요. 보시면서 풀어가는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무난한 오락영화를 찾으신다면 이영화입니다. ‘킹스맨'에 비해 수위도 낮아요. 자기 정체성, 나 자신에 대한 재발견 메시지까지 살짝 들어있어요. 반전도 있고요.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하긴 했는데, 매출이 예상보다 낮아서 영화사가 한숨을 쉬고 있다고 하네요. ‘킹스맨’의 반전 흥행을 끌어낸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과연 어떨지.

만약 <1편>에 소개해드린 ‘웡카’와 ‘아가일’ 중 고민이시라면, 웡카가 티모시 샬라메의 뮤지컬 영화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주세요. 제가 매우 좋아하는 후배 박모군이 아내&딸과 함께 ‘웡카’를 보러 갔는데, 두 여성은 환호하고, 후배 녀석은 “이것은 티모시 샬라메 최대의 망작”이라며 영화관을 나왔다고 합니다. 정말 망작이라서라기보단, 티모시가 뭘 해도 좋은 여성 관객과 뭘 해도 심드렁한 남성 관객의 차이겠지요.

유해진씨 품에 쏙 들어간 저 멍멍이는 차장님입니다. 주차장에 살아서 차장님. 연기력이 정말 빼어나더군요.

다음은 박스오피스 4위 ‘도그데이즈’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일전에 레터로 보내드려서 5위인 ‘아가일’을 먼저 말씀드렸어요. 우리가 포스터나 공개된 스틸 사진을 봤을 때 기대하는 그대로, 아무 것도 배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개되는 정직한 무공해 드라마입니다. 등장인물도 다 선해요. 배우 윤여정씨는 건축가인데, 제 눈에는 건축가로 안 보이고 윤여정씨 그대로인 듯 보였어요. 말투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명한 대사가 나오는데, 시사회장에서 저도 모르게 ‘푸하’하고 말았네요. 그 ‘커플'의 조합이 기묘하게 산뜻했거든요. 무난하고 따뜻한 영화가 필요하시다면 이 영화입니다. 그런데 아시죠? MSG나 고춧가루 팍팍 안 쓰면 밍밍해하는 분도 많다는 거. 칼칼한 맛을 원하시면 저기 옆집 ‘할리우드' 식당으로.

영화 '시민덕희'의 보이스피싱범 추적은 실화랍니다. 진정한 영웅은 우리 옆집 바로 그분일지도 모르겠네요.

박스오피스 6위는 ‘시민덕희’입니다. 경찰이 포기한 보이스피싱범을 직접 추적해 잡은 용감한 시민의 실화를 각색했습니다. 혹시 이 영화가 코미디인가 싶어서 고려 중이시라면, 아니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웃음포인트가 다르긴 하겠지만, 저는 한 번도 웃지 못하고 일어섰습니다. 그럼 심각한 드라마냐, 아니요, 꼭 그러고 싶었던 건 아닌 듯 합니다. 주인공(라미란)과 동행하는 여성들의 우당탕탕 소동으로 코믹 터치를 시도하긴 하는데 매번 미끄러집니다. 대사를 해야 될 타이밍에 대사를 하지 않고 악을 쓰거든요. 개성은 드러나지 않고 괴성만 기억에 남더군요. 보이스피싱 조직을 보여주다보니 다소 잔인한 묘사도 들어갑니다. 어딘가 균형점을 잡지 못해 어정쩡한 추적극인데 그래도 결말이 통쾌하니 그 점은 개운하실 수 있어요. 관객 100만명을 넘기긴 했는데,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50만~180만은 아무래도 어려워보이네요.

이번 레터는 이렇게 3편입니다. 다음 레터는 ‘연휴에 뭘 볼까, 설 영화 (거의) 완전정복<3편>으로, 박스오피스 10위 밖이지만 모처럼 영화관 나들이에 고려해보실 만한 작품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마침 설 당번에 딱 걸려서 아마 설에도 머리 한구석으로 독자 여러분을 내내 생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한 일이죠. 그럼, 다음 레터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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