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철, 영리하더라” 첫 만남에서 느낀 비범함… 틀리지 않았다, 방학 숙제 만점이요

김태우 기자 2024. 2. 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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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좋은 출발을 알린 윤영철은 업그레이드된 2년차를 꿈꾼다 ⓒ곽혜미 기자
▲ 캔버라 캠프에서 좋은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는 윤영철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윤영철(20‧KIA)은 다른 선수들과 다른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었다. 2023년 제법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에 뭔가 다른 것을 하기보다는 휴식과 트레이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코칭스태프도 “무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할 정도였다.

투수에게 공을 던지지 못하는 시간은 사실 지루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은 공을 잡고 던지고 싶은 게 투수의 심리다. 특히 아직 몸이 펄펄한, 아직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젊은 선수라면 더 그렇다. 윤영철도 그랬을 법했다. 하지만 윤영철은 이제 막 신인 시즌을 끝낸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했다. 자신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지금 마무리캠프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 시즌 뒤 코칭스태프 개편 당시 팀에 합류해 마무리캠프부터 투수들을 이끌기 시작한 정재훈 KIA 투수코치도 그런 윤영철의 차분한 과정을 주목했다. 정 코치는 “분명히 몸도 더 좋아져야 하고, 구위도 지금 이 상태로 있기보다는 앞으로 점점 좋아져야 할 나이”라면서 한가지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정 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하는 것을 보니 영리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해야 할 것을 알고, 그것을 차분하게 응용해나가는 비범함이 정 코치의 눈에 들어왔다. 정 코치는 신인답지 않은 성품과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정 코치는 “쉽게 무너질 선수는 아니다. 내년에는 나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대가 된다”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서 다른 것을 바란다면 역시 구위일 것이다. 본인이 비시즌에 어떻게 잘 회복하고 어떻게 잘 준비하느냐에 달릴 것이다. 일단은 본인의 노력이 될 것”이라고 2024년 2월을 고대했다.

아직 비시즌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별다른 노하우가 없는 선수. 그러나 윤영철은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트레이닝코치들을 따라다니며 그 노하우를 배우며 철저하게 2024년을 준비했다. 2023년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 좋았던 것도, 나빴던 것도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윤영철은 정 코치의 기대대로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구위’ 측면에서 확실히 발전한 기미가 보이고 있다.

구단의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 파견으로 한 달 넘게 미국에 있었던 윤영철은 처음 볼 때는 마냥 생소하고 어려울 법한 이론들을 쭉쭉 빨아들였다. KIA 내부적으로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구속이 3~5㎞ 정도 오른 선수들이 있다고 파악 중이었는데 윤영철도 그중 하나였다.

시즌 내내 유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캔버라 캠프 첫 불펜 피칭부터 최고 구속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확실히 더 좋은 페이스를 과시했다. 구속이 그 자체로 구위는 아니지만, 일단 성장의 베이스는 깔아놨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구속이 더 나왔다는 것은 지난해 피로도의 회복도 그만큼 잘 됐다는 것을 상징한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대목이다.

▲ 2024년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윤영철 ⓒKIA타이거즈

시즌 뒤 변화구 쪽에 고민을 드러냈던 윤영철은 비시즌 동안 그 고민을 여러 각도에서 수정해왔다. 자신의 주무기이자, 스트라이크존 어디에나 던질 자신이 있는 슬라이더 그립도 조금 바꿨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금 더 횡적인 움직임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다. 슬라이더보다 각이 조금 더 큰 커브도 연습하고 있다. 이른바 피치 디자인이라고 하는 구종간의 시너지 효과를 연구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윤영철은 마무리캠프 당시 2023년 시즌 중후반 이후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 몸을 더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마운드는 내 직장이니 거기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그 방학 숙제를 만점 가까운 점수로 풀어내 왔다는 것이 캔버라 캠프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윤영철의 업그레이드된 모습이 2024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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