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클린스만에게 날아든 호박엿... “이게 축구냐, 고 홈”
“클린스만, 이게 축구야?”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을 마친 한국 축구 대표팀이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해외파 대부분은 현지에서 해산했고, 이날 조현우, 김영권(이상 울산), 이기제(수원) 등 국내파 위주 선수 13명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등 코치진이 돌아왔다.
한국 대표팀이 탄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기 약 1시간 전부터 보안 유니폼을 입은 공항 직원들은 분주했다. 물건이 날아올 것을 의식한 듯 긴 우산을 든 이도 있었다.
오후 9시50분쯤 입국장에 들어선 클린스만 감독은 홀로 왼쪽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으로 향했고, 선수들은 반대 방향으로 가 공항을 빠져나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재진 질문에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우승하고 싶었다” “요르단은 결승 자격을 갖춘 팀이었다” “우리가 좋았던 부분, 긍정적인 부분도 생각하겠다” 등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답변 도중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클린스만 감독에게 호박엿 5~6개가 날아들었다. 새끼손가락보다 조금 작은 호박엿은 클린스만 감독 발밑에 떨어졌다. 호박엿이 날아온 방향에 서 있던 한 중년 남성은 “클린스만 이게 축구야? 이게 축구냐고?”라고 외쳤다. 이내 보안 직원들이 다가와 해당 남성을 뒤쪽으로 데려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남성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미소 지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차가 대기 중이던 게이트 쪽으로 향했다. 그때 통제선 밖에서 클린스만이 오길 기다리던 이들은 “클린스만 고 홈(Go Home)”이라 외쳤고, 영어로 “멍청한 놈(idiot)”이라 외친 이도 있었다. ‘클린스만 OUT! 경질!’이라 적힌 종이를 든 남성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보안 요원 경호를 받으며 검은 밴 차량에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축구 대표팀 선수나 코치진을 향해 물건이 날아온 건 처음이 아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 당시 귀국한 대표팀을 향해 엿이 날아들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에겐 달걀이 날아왔다.
엿을 던지거나 소리 높인 일부를 제외하고, 운집한 대다수 팬들은 대표팀 유니폼이나 공을 들고 선수를 환영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이성환(51)씨는 이날 축구공과 펜을 들고 공항을 찾았다. 그는 “중학생 딸과 같이 왔다. 혹 가능하다면 선수 사인을 받고 싶다”며 “요르단과 4강전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선수들에게 ‘열심히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3위 한국은 7일 요르단(87위)과 4강전서 0대2 완패했다. 최종 성적은 2승3무1패다. 조별리그서 1승2무를 거뒀고 16강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눌렀다. 8강 호주를 잡고 나아갔으나 요르단에 충격패했다. 승부차기는 공식 무승부로 기록된다.
조별리그서 한 수 아래 요르단(2대2 무), 말레이시아(3대3 무)와 비기는 졸전을 벌였고 토너먼트 8강까진 계속 연장에 돌입했다. 클린스만은 모호한 전술, 과거 외유, 패배 후 미소 짓는 태도, 선수 기용 방식 등 숱한 비판을 받았다. 세계 각국 외신들도 한국 탈락 후 클린스만 지도력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오며 명확한 선임 이유를 밝히지 못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대표팀은 다음달 다시 소집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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