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입국하며 함박웃음, 손 흔들… 네티즌 “또 웃고 있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한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사퇴 의사에 대해선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4강 진출 실패 후에도 미소를 지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웃고 있었다. 대표팀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를 보면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 앞에 설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축구 팬들이 이번 대회 결과를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한다. 사퇴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듣고 소리를 내 웃으며 “좋은 질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며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좋은 경기로 보답했었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지난 1년간 13경기 무패라는 기록도 세우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준결승전에서 만났을 땐 요르단이 훨씬 좋은팀 이었다.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팀에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으니 그런 부분 생각하며 코앞에 다가온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이제 중요하다”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10실점을 한 데 대해선 “대회 4강에 진출했고 실패라고 할 수 없다”며 “중동에서 대회를 하다 보니 동아시아팀들이 중동팀을 상대로 고생했다. 그래도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19년 아시안컵에선 8강에서 탈락했는데도 여론이 이 정도로 악화되진 않았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듣자 “솔직히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축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희노애락들이 있다. 우리가 사우디, 호주전에선 극적인 승부를 거둬서 행복하지 않았느냐. 많은 분들이 큰 기대도 했었고”라며 “대회에서 패배하면 여론이 뒤집힐 수 밖에 없고, 좀 더 극단적인 발언들도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축구인으로서 40여년 살며 경기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 비판을 받아야 하는지 잘 안다. 그래야 지도자”라며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부분들, 우리 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주쯤 출국해 휴식 시간을 갖고 유럽으로 넘어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을 체크할 예정”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인터뷰를 본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과 감독의 무(無)전술 등으로 비판을 받았는데, 클린스만은 이에 대한 언급보단 두루뭉술한 답변만 내놓았다는 것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강 하기 어려웠는데 해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긍정적인 부분이 뭐가 있었나” “피파랭킹 87위 요르단이 강팀이냐”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요르단이 훨씬 좋은 팀이었다’는 발언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패배한 건 2004년 7월 대결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해맑은 표정도 주목받았다. “웃으니까 욕을 못하겠다” “계속 웃는거보니 일류다. 강적을 만났다” “클린스만 멘탈 최고다” “저기서도 웃고 있다니” 등의 댓글이 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서 요르단전에서 0대 2로 진 뒤에도 웃으면서 요르단 감독과 코치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클린스만 감독 해임시 위약금을 언급하며 “위약금 전국민 모금하면 만원 낼 의향이 있다”고 적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20만 달러(29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재 2년 반 정도의 임기를 남겨둔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경우 축구협회가 물어줘야 할 위약금은 6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일 카타르 알라이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2대 0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꿈꿨으나 결국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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