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안 가는 사람이 없다더니…흑자 두 배나 뛰었다는데

반도체·엔저에 車수출 32% 늘고
원자재 가격 꺾이며 수입은 감소
여행수지 흑자 3.4조엔으로 역대 최대
서비스수지 적자 42% 줄어들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 더 확대 전망

일본의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3년 국제수지(속보치)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는 20조6295억엔(약 185조원)으로 전년 대비 92.5%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꺾이면서 수입액 규모가 줄어드는 한편, 반도체 공급난 완화·엔저효과에 자동차 등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액은 6조6290억엔으로 1년 전보다 57.9% 축소됐다. 수입액이 106조9032억엔으로 6.6% 줄었는데, 특히 원자재 중에서 원유·석탄·LNG 등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입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1.5% 늘어난 100조2743억엔이었는데, 자동차 수출액이 32.7%나 늘었다. 건설·광산용 기계와 선박 등의 수출액도 늘었고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으로의 수출액 증가가 12.5%로 두드러졌다.북미시장에서 호조로 일본의 상장 제조사들의 지난해 4~12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0% 늘어나며 1년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여행수지 흑자가 확대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도 1년새 급감했다. 일본의 지난해 서비스 수지는 3조2026억엔 적자로 적자폭이 42.1%나 줄었다. 지난해 방일외국인 수는 엔데믹 효과로 1년새 6배 이상 늘어난 2506만명으로, 펜데믹 이전인 2019년의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여행 수지 흑자액도 3조4037억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본 경제계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기업들의 수출실적이 계속 호조인데다, 일본중앙은행의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면서 엔저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일 일본은행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금융 경제 간담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조금씩 금리를 인상 해 나가는 경로는 생각하기 어렵고, 완화적 금융 환경을 유지해 나가게 될것” 이라며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되더라도 금융완화는 계속된다는 인식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일본 무역회는 올해 일본의 무역 적자폭은 더 줄어들고, 수출은 더욱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보다 약 1조엔 가량 늘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