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폰 AI비서 …'제미나이 앱' 출시
택시 호출·음식 주문 등 계획
美 시작으로 다음주 韓 서비스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해
스마트폰 AI비서 시장 선점
구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스마트폰에 탑재한다. 제미나이는 기존 안드로이드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음성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할 수 있다. AI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다양한 업무를 대신해주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구글은 지난해 공개한 제미나이가 안드로이드OS에서 별도의 '제미나이 앱'으로 출시된다고 밝혔다. 아이폰 iOS에서는 구글 앱의 기능으로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허용하면 제미나이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신할 수 있다. 파워(전원) 버튼을 오래 누르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니라 제미나이가 작동한다. 제미나이에 텍스트,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현재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가져오거나, 촬영한 사진을 불러와 제미나이와 소통할 수 있다. 제미나이에는 텍스트 외에도 이미지, 음성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헤이 구글'이라고 말해도 제미나이가 호출된다. 제미나이에는 전화를 걸거나 알람을 맞추는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이 그대로 있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앱은 북미에서 8일부터 사용할 수 있고 다음주부터는 북미 외 국가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영어 외에 한국어와 일본어도 지원되며 언어 종류는 확대될 계획이다. iOS 구글 앱 제미나이는 몇 주 내로 공개된다. 구글은 기존에 혼재했던 AI의 브랜드명을 모두 제미나이로 통일했다. 챗GPT 경쟁 서비스로 내놓은 '바드'가 제미나이로 이름을 바꿨고, 오피스용 서비스인 '듀엣AI'도 '제미나이 포 구글웍스'로 변경됐다.
구글은 오픈AI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챗GPT플러스에 대응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도 내놨다. 가장 고성능인 제미나이 울트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미나이 어드밴스트'는 구글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구글 원'의 새로운 요금제 'AI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사용할 수 있다. 챗GPT플러스와 같은 월 20달러이지만 2테라바이트의 저장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훨씬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제미나이 앱을 출시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면서 'AI 에이전트' 경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주도하는 구글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 연합이나 애플이 따라오기 전에 먼저 AI 에이전트를 선점하려는 모습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AI 에이전트'는 스마트폰 앱과 연결돼 택시를 부르거나, 음식을 주문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AI '자비스'와 소통하는 것처럼 인간과 컴퓨터가 소통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AI 에이전트가 하는 것이다.
구글의 경쟁자들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7일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두 종류의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상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행 계획을 대신 짜주는 등 인간의 업무를 대신하는 AI 에이전트라고 디인포메이션은 설명했다. 안드로이드OS를 통해 스마트폰에 접근할 수 있는 구글과 달리 오픈AI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뒤처져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 전부에 챗GPT의 경쟁 서비스인 제미나이를 기본으로 탑재하면 챗GPT의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 '코파일럿'이라는 이름으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는 MS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에도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 역시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말 AI 분야에서 진행 중인 작업의 세부사항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시리를 크게 업그레이드한 'AI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연말에 나온다고 해도 제미나이 앱을 공개한 구글에 9~10개월 뒤처진 것이 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에도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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