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 딸과 아빠가 170km 걷는 이유는?
[앵커]
치료가 쉽지 않아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와 170km 도보 행진에 나섰습니다.
세종시에서 출발해 목적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인데요.
어떤 사연인지, 백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하의 매서운 날씨 속 초등학생 딸과 아빠가 길을 걷습니다.
열흘이 넘는 대장정을 위해 짐수레도 준비했습니다.
["힘들면 언제든지 아빠한테 얘기해."]
1형 당뇨 환자인 8살 율아.
완치가 불가능해 평생 매일같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커서 경찰이 되고 싶지만 반년 전 돌연 당뇨 진단을 받고 잠시 꿈을 미뤘습니다.
그런 딸에게 아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세종 집에서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까지 함께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박근용/보호자 : "극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추억 하나 만든다는 생각 때문에 사실 결과나 이런 것들 보다는 저는 이런 과정이 너무 소중합니다."]
걷는 동안 율아의 혈당은 수시로 요동칩니다.
김밥 몇 개에 위험 수준인 250 가까이 치솟은 상황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놓습니다.
["아빠 이것 좀 빼줘."]
걷다 보면 험한 길도 나옵니다.
갑자기 인도가 사라지거나 오르막길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와 여기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인가?"]
하지만 아빠가 곁에 있습니다.
[박율아/초등 2학년 : "아빠가 저를 신경도 많이 써주고 잘 챙겨줘서 고마워요."]
소아 환자가 많은 1형 당뇨,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고 치료비 부담도 큽니다.
[박근용/보호자 : "(중증)난치질환으로의 지정이라든지 혹은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는 것들을 빨리 제도적으로 만들어주셔야…"]
부녀는 오는 17일까지 170km가 넘는 대장정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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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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