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도서정가제 손질 나선 정부…동네책방 위기감 고조
[KBS 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지난 21년 동안 시행돼오던 도서정가제를 정부가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영세서점의 경영을 돕고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인데요.
어찌 된 일인지, 영세서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년 동안 다양한 책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한 동네 책방입니다.
책방지기는 정부가 도서정가제 할인율을 늘리겠다고 한 뒤로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영세서점끼리 할인 경쟁은 오히려 손해라는 겁니다.
[김정숙/동네 책방 운영 : "10년, 20년 넘은 서점들이 많으니까 당연히 (책) 재고가 많겠죠. 할인을 많이 한다면 그쪽(할인 서점)으로 가게 돼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는 저희가 불균형한 (경쟁)에서 따라갈 수가 없는 거죠."]
정부는 현재 15%까지만 할인할 수 있는 도서 가격을 영세서점에 한해 더 할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형·온라인 서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책을 들여오는 영세서점은 할인 경쟁이 심해지면 이득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병규/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 "하루 매출이 몇만 원, 이 정도 아래에서 생존을 하고 있는데 다시 할인 폭이 더 확대된다라고 하면 독자들은 왜 동네 서점은 할인을 막는가, 책값을 할인해 주지 않는가(라고 할 겁니다.)"]
출판업계와 창작자들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도서정가제를 풀면 출판 생태계를 보호하고 신인 작가 발굴 등 문화 다양성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선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김정배/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부교수 : "이미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이 할인되고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런 책들만 구입을 할 거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작가들이나 혹은 지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독립 서점들, 1인 출판사들은 사장될 수밖에 없는…."]
서점의 과도한 할인 경쟁을 방지하고, 창작자와 중소규모 출판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도서정가제.
올해 동네 책방 지원 사업 대부분을 삭감한 정부가 영세 서점을 위해 추진하겠다는 도서정가제 개편이 누굴 위한 것인지 동네 서점들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 이현권/종합편집:최승리/문자그래픽:최희태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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