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재무 두루 경험... 위기의 포스코 맡은 ‘철의 사나이’
포스코는 1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미국 월드 스틸 다이내믹스)’에 선정되는 등 핵심 사업인 철강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발 철강 제품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등 포스코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도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변동성이 커졌다. 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포스코의 선택은 ‘33년 포스코맨’ 장인화 전 사장이었다.
포스코는 역대 9명 회장 중 8명이 포스코 내부 출신으로,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에 대한 이해를 최우선 요건으로 꼽았다. 현직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출신이지만 비(非)엔지니어 출신 재무 전문가였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최정우 회장 재임 기간 이차전지 분야에 쏠린 투자의 균형추를 맞추고, 본업(本業)인 철강의 경쟁력과 이차전지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부여됐다.
◇내부 출신 철강 전문가, 조직 내 신뢰 두터워
2018년 권오준 회장 시절, 오인환 사장과 함께 장 회장 후보도 3인 공동 대표를 맡았고, 2021년 대표이사 임기를 마친 뒤 포스코 자문역으로 남았다. 현역 시절 직원 소통에도 적극적이었고,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 안팎에선 재무 출신 최 회장과 대비되는 정통 철강 경영인으로 장 회장 후보를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 회장 후보는 이번 차기 회장 레이스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후추위가 이날 최종 단독 후보로 선정한 뒤 “장 후보가 글로벌 전략 구상과 함께 기술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고 그룹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여야 정치권과는 특별히 가깝지 않고 정치 중립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재계 빅5 포스코 앞에 놓인 과제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총괄해야 할 장 회장 후보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작년 포스코그룹은 198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처음으로 롯데그룹을 제치고 재계 5위에 올라서며 덩치는 커졌지만 경영 환경의 불안 요인은 ‘내우외환’으로 요약된다. 2022년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 등을 성공적으로 복구했지만 철강 사업 자체가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철강 제품 공급 과잉 이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진행형이다.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전략도 추진해야 하는 과제다. 장 회장 후보는 철강 이후의 핵심 산업으로 포스코가 추진 중인 이차전지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48사에 달하는 그룹 계열사를 지휘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이차전지 사업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전기차, 배터리, 이차전지 모두 호황이 이어졌던 작년 상반기까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은 승승장구했지만, 작년 하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로 영업이익이 급락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세운 ‘2030년 이차전지 소재 분야 매출 62조원’ 목표 등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 후추위는 “장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 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몸살 앓았던 포스코 회장 선출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포스코는 여러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후추위 멤버인 사외이사 7인 모두가 현직 최정우 회장과 동행한 ‘해외 호화 이사회’ 논란으로 입건돼 공정성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어졌다. 정치권 등의 로비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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