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뭘 할까? 집콕엔 이거지!

김한솔 기자 2024. 2. 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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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귀신의 조합?·반려동물과 대화하는 수의사·일상의 웃음…
주말과 겹쳐 유독 짧게 느껴질 이번 연휴, 집에서 쉴 땐 ‘웹툰’의 세계로

해가 바뀌었는데도 웹툰 시장에서 타임슬립물과 ‘사이다 복수극’의 인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시간을 돌리거나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지 않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긴 웹툰은 많다. 주말과 겹쳐 유독 짧게 느껴지는 올해 첫 연휴에 가볍게 볼만한 웹툰 세 편을 추천한다.

공룡이 귀신? <내 어깨 위에 공룡>

주인공 다빈은 귀신을 본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시도 때도 없이 눈앞에 나타나는 검은 귀신들 때문에 다빈은 늘 위축돼 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어도, 바로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친구의 어깨 위에 매달려 있는 무서운 얼굴의 귀신이 보이는데 그럴 수 있을 리 없다. 영화에 나오는 퇴마사들처럼 기가 세서 귀신을 때려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귀신이 보이는 걸까. 작은 귀신들은 다빈이 자기들을 무서워하는 걸 알고 누워 있는 다빈의 얼굴에 휴대폰을 떨어뜨리는 등 골탕을 먹이기도 한다.

겨우 중학교 졸업식을 마친 날. 힘 없이 귀가하는 다빈의 뒤를 집채만 한 귀신이 무섭게 쫓아온다. 귀신에게 결국 따라잡힌 순간, 갑자기 커다란 연두색 공룡(귀신)이 나타나 귀신을 잡아먹어버린다.

‘뺙뺙’ 소리를 내며 난데없이 등장한 공룡 귀신은 그날부터 수호신처럼 다빈의 옆을 지킨다. 공룡의 먹이는 귀신들이다. 다빈은 눈에 띄는 족족 귀신을 먹어버리는 공룡이 고맙기보단 무섭기만 하다. 공룡은 다빈이 무서워하든 말든 다빈의 옆에 딱 붙어서 떠나지 않는다. 밤에는 고양이처럼 다빈의 배 위에서 잠들고, 낮에도 다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자신이 먹으려고 잡은 귀신의 팔 한쪽, 다리 한쪽, 심지어 머리까지 떼어 다빈에게 선심쓰듯 준다. 이 공룡은 어디에서, 왜 온 것일까?

사람도 동물도, 심지어 기괴한 크리처도 아닌 ‘공룡’이 귀신으로 등장한다는 게 신선하다. 주인공 공룡의 종류는 ‘랩터’인데, 최근 공룡 연구의 경향을 반영하듯 깃털이 있는 조류와 비슷하게 묘사됐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랩터뿐 아니라 브라키오사우르스, 티라노사우루스 등 여러 종류의 공룡들이 등장한다. 공룡이 살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주인공 공룡이 어떻게 살았었는지 묘사하고, 한국 전통 설화를 중간중간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상상력이 흥미롭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동물과 대화를? <수의사님! 안녕하세요?>

만약 짧게라도 반려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까.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거의 비슷한 질문을 할 것 같다. ‘어디 아픈 곳은 없니?’ ‘지내기에 불편한 점은 없니?’ ‘지금 먹고 있는 사료는 마음에 드니?’

반려동물을 키울 때 가장 괴로운 순간은 동물이 아플 때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난 것이 아니라 속에서 뭔가 탈이 난 경우라면 아무리 세심한 사람이라도 곧바로 알아채기 쉽지 않다. 병원에서 준 약을 먹이더라도 약을 먹으니 아까보다 조금 나은지, 혹시 더 심해지진 않았는지 물어볼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아픈 동물에 대해서는 거의 동물병원의 수의사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수의사가 못 미더울 때에는 더 괴로워진다.

<수의사님! 안녕하세요?>의 주인공 이준은 이제 막 동물병원을 개원한 수의사다. 멍멍동물병원 개원을 앞두고 그는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 콩돌이가 나오는 꿈을 꾼 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직업이 수의사인데 아픈 동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은 일이다. 병원에 온 동물들은 그에게 ‘난 잇몸이 아픈데 주인이 자꾸 딱딱한 사료만 주니 골치가 아프다’ ‘주사가 너무 무서워서 맞기 싫다’ 같은 호소를 한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일들이 순정만화 같은 그림체와 함께 따뜻하게 펼쳐진다. 서건주 작가의 동명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코믹한 일상툰 <루루라라 우리네인생>

<루루라라 우리네인생>은 연휴를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차 안에서 키득거리며 보기 좋은 웹툰이다. 평생 서울에서만 살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가족들과 귀농을 하게 된다. ‘어린 시절 15만원만 들고 서울로 올라와’ 50 평생을 서울에서 보낸 아버지가 귀농을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지리산 인근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살다 어릴 때 서울로 올라온 어머니 역시 귀농에 적극적이다. 몸도 약한데 그 힘든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 나는 서울을 떠나선 못 산다 등등 저항하던 주인공은 결국 가족들과 함께 귀농해 시골과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하게 된다. 돌 고르기와 잡초 뽑기부터 시작하는 힘든 농사일, 인터넷이 되지 않는 심심한 생활 등 작가의 평범한 일상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귀농에 관한 만화라기보다는 일상툰이다. 매 회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아 흥미로운 제목을 골라서 봐도 좋다. 매 컷을 배경까지 색깔로 꽉 채우는 작가의 그림체가 독특하고 선명하다. 네이버 웹툰에서 볼 수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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