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OTT 뭘 볼까? 침대에서 로그인!
한국 정서 차량 추격 영화와 이 갈며 복수 펼치는 회귀물 등 시리즈 대기 중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사람에게도 혼자서 연휴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이제 뗄 수 없는 쉼의 동반자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아직 못 봤던 시리즈, 명절 스트레스를 싹 잊게 하는 자극적인 드라마를 포함,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문화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OTT에 로그인해도 좋다.
아직 안 봤다면 <성난 사람들>
<성난 사람들(BEEF)>. 넷플릭스 시리즈로 최근 각종 시상식을 휩쓴 작품이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다 보니 제목은 알지만, 10부작이라 아직 보지 못했다면 연휴가 기회다. 화로를 환불하기 위해 마트로 간 대니 조(스티븐 연)의 모습으로 드라마는 시작한다. 직원과 다투다 환불도 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대니는 흰색 SUV 차주 에이미 라우(앨리 웡)와 시비가 붙는다. 갑작스레 두 차 간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처음엔 이들이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의아하다. 이후 계속 이어지는 두 사람의 복수전을 보며 그들의 분노는 당장 그 순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평생토록 쌓여 있었던 것이라는 짐작이 어렴풋이 든다.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아시아계 이주민이라는 점에서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한국 교회나 메신저 카카오톡 등 한국적인 요소가 자주 등장한다. 내용도 그렇지만 감독 이성진과 주연 배우 스티븐 연을 포함해 제작에 참여한 이들 다수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이 국내에서 더 화제가 됐다.
미국 최고 권위의 시리즈 시상식인 에미상을 비롯해 골든글러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에서 작품상과 연기상 등을 받았다.
도파민 폭발 <내 남편과 결혼해줘>
연휴에 아무 생각 없이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이런 드라마도 좋다. 방영 이후엔 주요 장면이 유튜브 쇼트폼으로 올라와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인데, 2022년 방영한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회귀물’이다. 절친 정수민(송하윤)과 남편 박민환(이이경)의 불륜을 목격한 주인공 강지원(박민영)이 남편에게 살해당하고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살아가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피해를 입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해서 시청자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일명 ‘고구마’ 요소가 거의 없고, 복수 위주로 이뤄진다. 통쾌한 복수 장면은 유튜브 쇼트폼으로 인기다. 쇼트폼의 인기는 다시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예능에서 코믹한 모습을 주로 선보이는 이이경의 나쁜 불륜남 연기, 송하윤의 악녀 연기도 욕하며 드라마를 보게 하는 힘이다. 자극적인 요소가 많다 보니 드라마 영상엔 ‘도파민 폭발’이라는 댓글이 많다.
회귀라는 설정과 주인공의 복수가 유치하고 뻔하다는 평도 종종 보인다. 그럼에도 첫 회 5%대였던 시청률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 최근엔 10%를 넘겼다. 총 16부작으로 12회까지 방영했다. ‘티빙’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가족은 나의 ‘짐’과 ‘힘’ <위기의 명절>
명절이라지만, 과거와 달리 공중파 TV에서도 가족극은 찾기 어렵다. OTT에서 다른 나라 가족극을 보는 건 어떨까. 4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넷플릭스 <위기의 명절(Crashing Eid)>이다.
주인공 라잔은 15세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이슬람 문화권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여성이지만, 히잡을 두르지는 않는다. 그에겐 파키스탄계 남자친구 사미르가 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라잔의 부모님은 남자친구가 탐탁지 않다. 사우디에는 돈을 벌기 위해 온 파키스탄계 노동자들이 많았고, 일부 사람들은 그런 노동자들을 하위 계급으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라잔은 연휴에 결혼 허락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뵈러 고향으로 간 그를 아버지가 마중 나온다. 히잡은커녕 자유분방한 옷을 입은 그녀를 보고 아버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전통을 거부하는 딸, <위기의 명절> 에피소드 1의 제목처럼 라잔은 ‘진보적인 여성’이다.
문제는 또 있다. 라잔의 부모님처럼, 사미르의 부모님도 결혼을 반대한다. 라잔이 아이가 있는 이혼녀이며 라잔의 부모가 자신의 아들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가족의 반대로 두 사람의 결혼은 깨질 위기에 처한다.
아랍권 문화의 일상이 그려지는데 그간 접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새롭게 느껴진다. 물론 다른 세계에서 살던 이들이 모여 가족이 되는 모습, 그리고 때로는 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이 되기도 하는 가족의 이야기는 한국이나 사우디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