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극장에선 이 영화!

최민지 기자 2024. 2. 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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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들 스크린에…개성 가득한 독립 영화도
빌런 없는 가족물·스파이 액션물·‘아기상어’ 극장판까지 화려한 라인업

극장가 ‘명절 특수’가 실종되면서 명절맞이 대작도 사라졌다. 지난해 설과 추석 잇따라 쓴맛을 본 국내 주요 배급사들은 연휴용 블록버스터 대신 중급 규모 영화들을 시장에 내놓았다. 주로 가족이 다 같이 즐길 만한 따뜻한 작품들이다. 반면 외화는 강세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이 작품들은 두꺼운 팬층을 가진 할리우드 스타 배우·감독을 앞세우고 있다. 어린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애니메이션은 변함없이 극장을 찾는다.

소박해진 명절 극장가 상차림

도그데이즈

연휴를 앞둔 7일 <도그데이즈>와 <소풍>, <데드맨> 등 한국 영화 3편이 나란히 개봉했다.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소재로 한 옴니버스 영화다. 동물병원을 하는 수의사 진영(김서형)은 병원을 찾은 개들뿐 아니라 버려지거나 갈 곳 없는 아픈 개들까지 품으려 애쓴다. 개를 싫어하는 건물주 민상(유해진)은 진영과 매일 다투지만, 이 병원 고객인 유명 건축가 민서(윤여정)의 도움이 필요해지면서 진영을 돕게 된다. 영화는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을 등장시킨다. ‘감동 코드’가 상투적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불편한 장면도, 빌런도 없는 따뜻한 가족 영화다. 윤여정의 3년 만의 국내 복귀 영화이기도 하다.

<소풍>은 사돈지간이기도 한 두 친구 은심(나문희)과 금순(김영옥)이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은심은 고향에서 우연히 자신을 짝사랑하던 태호(박근형)를 만나고, 열여섯 살의 추억을 하나둘 떠올린다.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노년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겼다.

<데드맨>은 이름을 사고파는 ‘바지사장’의 세계를 그린 스릴러다. 바지사장계 에이스 이만재(조진웅)가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배우 김희애가 이름을 알리는 데 정평이 난 정치판 최고 컨설턴트 ‘심여사’를 연기한다. 봉준호 감독과 <괴물>(2006)의 공동 각본가로 이름을 올린 하준원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같은 날 개봉한 <아가일>은 액션 시리즈 <킹스맨>으로 탄탄한 팬층을 구축한 매슈 본 감독의 신작이다. 베스트셀러 스파이 소설 <아가일> 속 사건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작가인 엘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스파이들의 표적이 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스파이 액션물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독창적인 액션과 함께 펼쳐진다. 높은 폭력 수위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던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12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뮤지컬 영화 <웡카>도 명절 극장가를 노린다. 천재 초콜릿 메이커이자 초콜릿 공장의 주인인 윌리 웡카(티모테 샬라메)의 젊은 시절을 그린다. 로알드 달의 동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세 번째 영화이자 2005년 개봉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이다. 최고의 청춘 스타 샬라메는 조니 뎁과는 또 다른 매력의 웡카를 탄생시켰다. 팀 버튼 감독 버전의 기괴감은 쏙 빠지고 달콤함으로만 채워졌다. 휴 그랜트, 올리비아 콜먼 등 명배우들의 연기와 뛰어난 음악이 따뜻한 이야기와 어우러진다.

‘취향 저격’ 독립·예술 영화들

추락의 해부

‘텐트폴 영화’(흥행을 이끄는 대작 영화)는 없지만 다양한 개성의 독립·예술 영화라면 라인업이 제법 풍성하다.

이 분야 최고 화제작은 프랑스 영화 <추락의 해부>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 작품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남편이 추락사하고 유명 작가 산드라(산드라 휠러)가 살인 혐의를 받으며 펼쳐지는 법정 스릴러다. 탄탄한 각본과 뛰어난 배우의 연기로 만들어진 긴장감이 러닝타임 151분 내내 이어진다.

<플랜 75>(7일 개봉)도 눈여겨볼 만하다. 초고령화가 진행된 근미래 일본 사회, 재정 압박과 노인 혐오 범죄가 이어지자 정부는 ‘플랜 75’를 시행한다. 국가가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적극 지원하자 사람들의 일상과 마음은 크게 흔들린다. 언뜻 명절과 어울리지 않는 불편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풍성한 대화 소재가 될 수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묵직하다.

한국 영화 중에선 지난달 24일 개봉한 <세기말의 사랑>을 추천한다. 1999년 12월 세상이 끝날지 모른다고 생각한 영미(이유영)가 짝사랑 상대 도영(노재원)을 향해 용기를 냈다 모든 것을 잃고 21세기를 맞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미가 도영의 아내 유진(임선우)과 기묘한 동거를 하며 서로를 보듬는 과정이 사랑스럽고 비범하다. 전형성에서 벗어난 장애 여성 캐릭터가 주는 신선함도 크다.

어린이 관객의 선택은?

아기상어

전 세계 유튜브 최다 조회 영상 부동의 1위인 애니메이션 <아기상어>가 첫 번째 극장판 영화로 찾아온다. 7일 개봉한 <아기상어 극장판: 사이렌 스톤의 비밀>은 아기상어 올리와 그의 단짝 윌리엄이 마법의 사이렌 스톤을 차지해 ‘미끈매끈 시티’를 지배하려는 악당 불가사리 스타리아나에 맞서는 이야기다. 시리즈 대표곡 ‘상어가족’을 능가하는 중독성 넘치는 사운드 트랙이 매력이다. 인기 보이그룹 엔하이픈과 가수 CL이 목소리 연기를 한다. 더핑크퐁컴퍼니가 <스폰지밥> 시리즈를 만든 니켈로디언과 공동으로 제작했다. 같은 날 일본 애니메이션 <스미코구라시-푸른 달밤의 마법의 아이>도 극장을 찾았다. 보름달이 뜨는 밤, 꿈을 이뤄주는 마법사 형제들이 ‘스미코’ 마을에 오면서 일어나는 신비한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캐릭터 ‘스미코’를 주인공으로 한 두 번째 극장판으로 더빙판과 자막판이 있다. <고양이의 보은>·<목소리의 형태>의 요시다 레이코가 각본을 썼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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