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권도형 측근 테라폼랩스 CFO 구속… “도주 우려 있다”
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한창준(37)씨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미 도주를 한 바가 있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한씨는 테라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투자자를 속인 것을 인정하는지, 권도형·신현성씨와 공모한 사실을 인정하는지 등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빠르게 법정 내로 들어갔다.
한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사태 이후 권씨와 함께 도피 생활을 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에 타다가 현지 사법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몬테네그로 현지 당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이후 몬테네그로 현지 출장과 실무협의 과정을 거쳐 한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데 합의할 수 있었다. 현재 권씨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한씨가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이자 공범인 권도형, 신현성과 함께 ‘테라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실현될 수 없는 허구의 사업이었는데도 지속적인 허위 홍보를 하고 거래를 조작했다”며 “마치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추진되는 것처럼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여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한씨에 대해서는 금융 규제로 인해 애초에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없었던 테라·루나 코인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것처럼 가장해 500억원대의 부당 이익을 거뒀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자본시장법(사기적 부정거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습사기)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피의자 측은 테라 코인이 시장 원리에 의해 작동해 현실 경제에서 화폐처럼 사용될 수 있고 지급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면서 “금융 규제상 블록체인 지급결제 서비스는 허용될 수 없어 실현될 수 없었는데도 공범들과 함께 테라 프로젝트가 잘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536억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증권신고서도 제출하지 않고 루나 코인을 판매하는 등 증권을 모집하고 팔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공모규제 위반)가 적용됐다. 또한 테라 프로젝트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차이페이’ 고객의 결제정보 약 1억건을 동의도 없이 테라 블록체인에 기록해 무단 유출해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하동우)는 한씨의 신병을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당국으로부터 넘겨받았다. 이후 검찰은 인천국제공환을 통해 송환된 한씨를 6일 체포한 뒤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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