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저출생 신호탄 ‘섹스 불황’...18~24세 28% “1년간 한번도 안해”

김지원 기자 2024. 2. 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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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있는 커플 이미지/픽사베이

국민 다수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성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최근 연애와 성관계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1970년대보다도 못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되면서, ‘섹스 불황(recess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런 흐름이 저출생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현지 일간 리베라시옹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18세 이상 성인 1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회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76%였다. 지난 2006년(87%)과 비교했을 때 1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의 성관계 빈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조사 때 18~24세 응답자 중 5%만 “지난 1년간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올해는 28%로 늘었다. Ifop은 “(성관계를 갖는 사람들의 비율이) 지난 50년간 이렇게 낮은 적이 없었다”며 “1970년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런 ‘섹스 불황’ 현상은 출생률 저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fop은 “인구 통계학자들에게 성관계의 빈도는 한 커플 사이의 출생률 수준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성관계 빈도와 출생률이 모두 걱정스러운 비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프랑스가 ‘섹스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기는 67만8000명으로, 전년(72만6000명)보다 6.6% 줄었다.

‘섹스 불황’의 원인은 남녀 모두 성관계에 대한 무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 결과 여성의 54%, 남성의 42%가 “플라토닉(정신적 사랑) 관계만으로 누군가와 계속 살아갈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성생활을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비율이 크게 줄었다. 1996년 프랑스 여성의 89%가 “삶에서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올해는 62%에 그쳤다. 스스로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이성이나 동성을 막론하고 타인에 대한 성적 끌림이 없는 ‘무성애자’라고 답한 비율도 12%에 달했다.

젊은 층의 경우 성적인 관계보다 자신만의 여가 및 오락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가 있는 35세 미만 남성 50%, 여성 42%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위해 성관계를 피한다”고 답했다. Ifop은 “중독성이 높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이 성생활에 대한 관심과 투자할 시간을 모두 감소시켰다”고 했다.

저출생 문제가 이미 고착화된 일본에서도 최근 젊은 층의 ‘성 무관심’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7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전국 18~69세 남녀 5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성관계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연령별로 크게 갈렸다. 30∼60대 남성층에서는 긍정적 답변이 모두 85%를 넘은 반면, 10~20대 남성은 63.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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