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다시 살리는 ‘이름’ 4·3 희생자 2명 더 찾았다
방계 유족 추가 채혈 성과
“8촌 이내 적극 동참해야”
제주4·3사건 당시 학살돼 암매장됐다가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이 속도를 내고 있다. 4·3 희생자 유가족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신원 확인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발굴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 작업을 통해 군법회의 희생자 1명, 예비검속 희생자 1명 등 4·3 희생자 2명의 신원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제주도는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 외 6곳, 2023년 안덕면 동광리 등에서 4·3 당시 학살돼 암매장된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현재까지 413구의 유해가 발굴됐으며 14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강문후, 이한성씨의 유해는 2007∼2009년 제주공항에서 발굴됐다. 강씨는 당시 48세로, 안덕면 동광리 출신이다. 1950년 7월 예비검속된 후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씨는 당시 26세로 제주읍 화북리 출신이다. 1949년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후 행방불명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발굴 유해 신원 확인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유가족의 채혈 참여가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 신원 확인은 지금까지 채혈에 참여하지 않았던 직계와 방계 유족이 추가로 참여함으로써 얻은 성과다. 강문후씨의 경우 강씨의 아들과 손자, 손녀뿐 아니라 동생과 그의 손자까지 모두 9명이 채혈에 참여함으로써 신원이 확인됐다.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희생자 가족 중 1명만 채혈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친가, 외가 8촌 이내에서 최대한 채혈에 참여했을 때 신원 확인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4·3 희생자 유가족 채혈은 이달 1일부터 11월30일까지 제주시 한라병원과 서귀포시 열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편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4·3 희생자 2명에 대한 보고회는 오는 20일 오후 2시30분 제주4·3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개최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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