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서 소비 살린다더니…지난해 안 쓴 예산만 11조 ‘역대 최대’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4. 2. 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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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당초 예산을 편성해놓고도 다 쓰지 않고 남긴 불용예산이 지난해 11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수영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세입 예산 대비 세수 부족이 1% 이상 발생한 연도에는 사업상 요인과 자금상 요인이 결합해 다른 해보다 결산상 불용액이 증가한다"며 "정부는 사실상 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유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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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당초 예산을 편성해놓고도 다 쓰지 않고 남긴 불용예산이 지난해 11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용예산을 최소화해 적극 재정에 나서겠다던 정부 정책의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8일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확정했다. 경기 둔화로 세금이 예상보다 56조가량 덜 걷힌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당초 편성한 예산현액(당해연도 예산과 이월액을 합친 금액)은 540조원이다. 이 중 실제로 집행된 부분인 총세출은 49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현액에서 총세출과 이월액(3조9000억원)을 뺀 결산상 불용은 45조7000억원이다.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인 ‘디브레인’이 도입된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중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액 조정(18조6000억원)과 정부 내부거래(16조4000억원) 등을 제외한 불용은 10조8000억원이다. 기재부는 이 부분이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실상 불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예비비 미집행(3조3000억원), 사업비 불용(7조5000억원)을 포함한다.

이에 대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상 불용이라는 용어는 정부가 역대급 불용 규모를 감추기 위해 쓴 용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불용 규모 또한 역대 최대다. 예산현액 대비 사실상 불용의 비율을 보여주는 불용률은 2%로 치솟았다. 전년대비 0.7%포인트 급등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하반기 재해·재난 발생이 줄어들고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면서 예비비 등의 지출 소요가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수영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세입 예산 대비 세수 부족이 1% 이상 발생한 연도에는 사업상 요인과 자금상 요인이 결합해 다른 해보다 결산상 불용액이 증가한다”며 “정부는 사실상 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유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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