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경쟁 시작’ 고우석 9일 출국… 고척돔으로 돌아올 때, 보직은 무엇일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도전의 뜻을 품은 끝에 극적으로 자신의 뜻을 이룬 고우석(26‧샌디에이고)이 미국에서의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한다.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것도 없다. 고우석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 시리즈’에 어떤 보직을 달고 돌아올지도 관심이 모인다.
고우석의 에이전시 업무를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는 ‘비자 발급을 마친 고우석이 9일 오후 8시5분 델타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8일 밝혔다. 샌디에이고와 계약차 미국으로 건너간 고우석은 지난 1월 6일 귀국해 한 달 정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개인 훈련은 물론 비자 발급 등 행정 업무까지 철저하게 준비했고, 이제 살림살이를 들고 미국으로 떠난다.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은 보통 2월 중순에 시작한다. 다만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2024년 사정은 조금 다르다. 두 팀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세계화를 목표로 의욕적인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올해 서울을 찾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월드투어 개최지 중 하나로 올해는 서울을 선택했다. 그간 아시아권에서는 주로 일본, 근래에는 2~3월에 날이 따뜻한 호주에서 열린 바 있었는데 올해는 3월 20일과 21일 두 팀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즌 개막전을 벌인다. 이미 뜨거운 열기로 좌석들이 매진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팀의 스프링트레이닝 소집일은 타 구단에 비해 조금 빠르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12일 투수와 포수가 먼저 모이고, 17일 야수들까지 모두 합류해 이른바 ‘풀스쿼드’를 이룬다. 서울시리즈 때문에 다른 팀보다 시범경기 일정도 조금 빨리 마치고 서울로 가야 하고, 경기를 치른 뒤 미국으로 돌아와 컨디션을 조절할 시간도 필요하기에 스프링트레이닝이 일찍 시작되는 것이다. 샌디에이고의 야수인 김하성도 지난 1월 20일 일찌감치 출국해 미국 현지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고우석으로서는 설레는 첫 캠프다. 고우석은 2023년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조건은 7시즌을 채워 메이저리그 도전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성적이 썩 좋지 않아 모두가 의아했던 메이저리그 도전이었지만, 그래도 고우석은 1년이라도 일찍 더 큰 무대에 나가는 것을 원했다. 소속팀 LG도 조건부로 고우석의 포스팅 응찰을 허가했다.
사실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오랜 기간 고우석의 투구를 지켜보며 스카우팅 리포트를 꾸준히 작성했지만, 지난해 부진이 영 걸렸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흐르면서 고우석도 영향을 받았다. 일본은 포스팅 기간이 45일인 반면, 한국은 30일밖에 되지 않아 더 불리한 측면도 있었다.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에 최종적인 오퍼를 던졌고, 결국 2+1년 총액 940만 달러에 계약하며 극적으로 메이저리그행을 확정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랜 기간 고우석을 지켜봐왔던 팀이며, 올스타 마무리였던 조시 헤이더(휴스턴)가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나면서 불펜 재정비가 필요한 팀이었다. 2+1년 계약과 인센티브를 대거 포함한 조건으로 안전 장치를 걸어놓으며 고우석을 선택했다. 고우석도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샌디에이고의 손을 잡았다.
고우석은 2년간 450만 달러의 보장 금액을 받는다. 올해 연봉은 175만 달러, 내년 연봉은 225만 달러다. 2년간 연봉은 400만 달러다. 2026년 옵션이 실행되면 3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으며, 만약 이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5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추가로 받는다. 그래서 보장 금액이 450만 달러다. 나머지 금액은 다 인센티브다. 출전 경기 수, 그리고 경기를 마무리한 횟수 등이 주요 인센티브 조건이다. 즉, 마무리가 되어야 인센티브를 모두 다 챙길 수 있다. 고우석의 보직이 중요한 이유다.
다만 고우석이 마무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조시 헤이더가 빠져 나간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에 없는 살림을 쥐어 짜 불펜을 보강했다. 고우석에 앞서 일본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중 하나였던 마쓰이 유키와 5년 계약을 했다. 5년 총액 28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써 팀 불펜의 문제 중 하나였던 좌완을 보강했다. 고우석 영입 후에는 베테랑 좌완 완디 페랄타와 4년 계약을 했다. 4년 1650만 달러를 보장하고 매년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을 보장했다. 기존 불펜 자원인 로베르트 수아레스와 더불어 4명의 선수가 팀의 필승조 라인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제각기 다 변수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인 2022년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로베르트 수아레스는 지난해 부진했다. 경기에도 많이 못 나갔고, 활약상도 썩 좋지 못했다. 마쓰이는 이 때문에 가장 주목받는 옵션이기는 하지만 역시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이라는 점이 걸린다. 적응이 필요한데 이를 수월하게 넘겨야 한다. 페랄타는 근래 들어 안정감 있는 활약을 펼친 좌완 베테랑이기는 하다. 공도 빠르다. 하지만 마무리보다는 중간에서 더 많이 뛴 선수로 클로저의 경험은 부족하다. 고우석은 마무리 경험이 풍부하지만 네 선수 중 가장 검증이 덜 된 선수라고 할 만하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고우석을 영입할 당시 아직 팀의 클로저를 특정하지 못했다면서 스프링트레이닝까지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의 말도 같다. 아직 마무리를 정하지 못했고, 상황에 따라 선수가 투입되는 집단 마무리의 시나리오까지 예고했다. 집단 마무리보다는 그래도 마무리를 정해놓을 가능성이 크지만, 현시점에서 누구 하나가 확 튀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만하다.
쉴트 감독은 지난 2월 3일(한국시간)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2024년 전력 구상과 관련한 장시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마무리 보직에 대해 “우리에게 엄청난 후보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분명히 수아레스는 그 임무를 해왔고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멘탈을 가지고 있다. 마쓰이 또한 분명히 일본에서 수년 동안 그 임무를 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몇 년 동안 하이 레버리지(경기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서 투구한 완디 페랄타를 추가했다”고 후보군을 언급했다.
쉴트 감독은 세 선수 중 누구를 마무리로 삼겠다고 확언을 하지 않았다. 쉴트 감독은 “나는 당신에게 명확한 대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날 상황에 따라, 매치업에 따라, 누가 경기 출전이 가능하느냐에 따라 누구나 될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우리는 스프링트레이닝이 있고, 그것(마무리 경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평가할 것이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가장 최고의 불펜 전력은 여러 상황에서 투구할 수 있는 여러 명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을 때다. 때문에 어떤 한 선수만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궁금증을 남겼다.
요약하면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후보자들의 상태를 판단한 뒤, 구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뛰어난 선수를 마무리로 정하고 나머지는 장점에 맞는 보직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마무리를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런 의미로 보인다. 기본적인 마무리를 두되, 이를 테면 9회에 좌타자가 연이어 올라오는 상황이라면 마쓰이나 페랄타를, 그 반대라면 수아레스를 쓸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경쟁이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어떻게 흘러갈지도 지켜봐야 한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쉴트 감독이 인터뷰에서는 고우석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쉴트 감독이 고우석을 마무리에서 배제한 듯한 인상도 줄 수 있다. 하지만 확답은 이르다. 짧은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을 다 언급할 수는 없고, 일단 가장 잘 알려진 세 선수만 언급했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고우석도 경력과 몸값에서 필승조 라인에 포함될 만한 자격이 충분한 만큼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눈길을 끌 수 있다.
실제 고우석의 롤모델이 될 만한 오승환도 세인트루이스에서 첫 시즌 당시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트레버 로젠탈이라는 좋은 마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젠탈이 부진하고, 오승환이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 결과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올라가는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런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온다. 고우석도 묵묵히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자신의 무기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고우석은 미국에서 첫 경기를 치르기 전, 서울 시리즈 때문에 한국에 와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그때 고우석의 보직이 무엇일지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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