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정권 책임론’에 친문·친명 갈등 격화…“대표가 답해라” “염치 있어야”

임재우 기자 2024. 2. 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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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의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책임자' 용퇴 요구 뒤 친문재인계(친문)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친이재명계(친명)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친문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핵심 친문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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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의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책임자’ 용퇴 요구 뒤 친문재인계(친문)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친이재명계(친명)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친문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 쪽은 ‘대표라고 모든 사안에 나설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지도부와 당직자, 그리고 이재명 대표를 보좌하는 분들께 부탁드린다”며 “여기서 더 가면 친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들께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당 주변에서는 ‘친명계 지도부’가 임 전 실장이 과거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모았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 6일에는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며 임 전 실장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핵심 친문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이 사안을 정리할 수 있는 건 (이재명) 대표님밖에 안 계시지 않나. 그래서 좀 정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문화방송(MBC)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전임 정부에만 물어서 얻는 득이 무엇인가”라며 “(이재명 대표가 말이 없다면 묵인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친명계 의원들은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은 문재인 정권 탓’이라는 주장을 거두지 않았다. 안민석 의원은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 “정치는 염치가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출마하면 악영향을 준다”며 “문 전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비서실장이나 그런 분들은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대표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모든 것을 다 이 대표에게 떠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친명계 일각에서) 자유롭게 개인 의견을 밝히는 것이라면, 그냥 개인 의견으로 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임종석 전 실장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 그는 “출마하는 분들의 민원 요청이 워낙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일일이 응대할 수 없다. 일부러 안 받았다기보다는 그런 요청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못 받은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친문·친명 갈등은 이번 총선을 넘어 차기 당권과 대권 구도까지 염두에 둔 신구 주류 세력 사이의 헤게모니 싸움”이라며 “이 대표 쪽으로서는 공천을 통해 일종의 세력 교체를 꾀하려 할 텐데, 여전히 주류 의식이 있는 친문계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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