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에서 킬러의 조카까지…김혜준,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 (인터뷰)
올해 서른을 맞이하는 각오는?
유독 장르물서 러브콜 쇄도하는 이유
배우 김혜준을 표현하자면 '외유내강'의 연기자다. 김혜준은 '킹덤' 공개 후 쏟아진 혹평을 성장의 기회로 삼았고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다.
지난 7일 김혜준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이다.
극 중 김혜준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삼촌의 손에 자란 지안 역을 맡았다. 이날 김혜준은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킬러들의 쇼핑몰'의 마지막을 두고 "개인적으로 보내기 아쉬운 작품이다. 한 명의 시청자로 더 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드라마 '구경이' 직후 '킬러들의 쇼핑몰'의 제안이 들어왔지만 김혜준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또래 배우에 비해 장르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피가 나오지 않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고사를 했는데 두 번째 제안을 받고 고심했다. 대본이 그만큼 너무 재밌었다. 그렇게 하게 됐다.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라고 갈망하는 지점을 전했다.
김혜준은 두 번째 제안에서 시나리오를 다시 읽게 됐고 지안이 새롭게 성장하는 서사에 매료됐다. 특히 이동욱의 캐스팅 역시 그를 '킬러들의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동욱 오빠가 먼저 캐스팅이 됐던 부분이다. 그 부분이 제게 또 다른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오빠의 그 시니컬한 톤을 팬으로써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와 궁금증이 컸다"라고 말했다.
장르물에서 주로 활약했던 이유를 자평한 김혜준은 "대중이 평범한 모습에서 오는 반전의 이미지를 기대하시는 것 같다. 저도 저의 필모그래피가 마음에 든다. 노린 것은 아니지만 저만의 색깔을 가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초록색과 빨간색의 추리닝을 입은 지안의 모습은 캐릭터의 임팩트를 강렬하게 만들고자 했던 지점이다. 스스로 돌아봤을 때 김혜준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두고 "평범함 속 강인함, 또 단단한 면이 지안과 맞닿아 있다. 감독님이 '구경이'의 모습을 좋게 보셨다. 저 역시 지안처럼 내면의 '깡다구'와 화가 있다. 촬영 중 '너의 화와 단단함은 어디서 나오냐'라고 물으시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무에타이 액션을 선보인 김혜준은 액션스쿨과 무에타이 도장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했다. 현장에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 김혜준은 "액션 스쿨에서 연습했는데도 애를 먹었다"라고 고충을 짚었다. 극중 함께 호흡한 김민에게 직접 무에타이를 배우고 도장에 같이 다니면서 거듭 김혜준은 기술을 다졌다. 초등학교 5학년 친구와 스텝을 연습했다는 후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극 초반 지안이 하이에나와 마주한 장면은 CG(컴퓨터 그래픽 효과)로 연출됐기 때문에 현장에서 상상으로 움직여야 했단다. 당시를 두고 혜준은 두고 "현장에서 저만의 상상으로 연기해야 했다. 현장에서 다가오는 카메라도 참 무섭다. 그런 두려움을 끌어모아서 연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전주에서 약 한 달간 로테이션 촬영을 하면서 김혜준을 포함한 '킬러들의 쇼핑몰' 팀은 맛집 투어와 막걸리로 동지애를 다졌단다. 김혜준은 삼촌과 조카로 호흡한 이동욱에 대해 "조언을 잘 안 해주는 스타일이다. 저를 엄청 신뢰해주셨다. 제가 걱정할 때 잘하고 있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한다. 의지를 많이 했고 든든함을 많이 느꼈다"라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또 많은 장면을 함께 한 박지빈을 두고선 "동갑이다 보니까 실질적인 연기 대화를 지빈과 많이 나눴다. 물론 대선배님이다. 또래들끼리 할 수 있는 대화가 있다. 연기 어땠는지 서로 모니터링을 하기도 했다"라고 동지애를 전했다.
그간 김혜준은 이영애 류승룡 정해인 고경표 이동욱 등 유독 특색 강한 선배들과 호흡했다. 주로 투톱이나 조연, 신스틸러에 가까운 역할인 만큼 원톱에 대한 욕심도 있을까. 이를 묻자 김혜준은 "포지션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항상 선배님들에게 좋은 것을 속성으로 배우고 있다. 좋은 선배님에게 좋은 배움을 받고 싶다"면서 "원톱에 대한 욕심은 없다. 이동욱 오빠와 이번 작품을 하면서 호흡을 하는 에너지, 현장에서의 태도, 스태프들을 아우르고 신 전체의 힘을 분배하는 것들을 배웠다"라고 회상했다.
스스로 꼽은 연기적 터닝포인트는 넷플릭스 '킹덤'이다. 시즌1에서 혹평을 받았던 김혜준은 시즌2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던 터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본인의 무던한 노력 덕분이다. 당시 김혜준은 류승룡 장영남을 붙잡고 대본 리딩을 요청했고 끝내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당시를 떠올린 김혜준은 "혹평과 호평을 같이 받았던 때를 견디면서 많이 단단해졌다. 관심을 많이 받았던 때다. 그때 제 성격상 도망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겨내고 싶었다. 나는 이 순간이 힘들지만 견딜만큼 연기가 좋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1995년생인 김혜준은 올해 30세가 됐다. 그는 "서른이 됐으니 멜로, 로맨스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제 영혼의 이상형은 박해일"이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과거 30대를 막연하게 떠올렸을 때 안정감 있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커피를 아직도 못 마셔요. 그렇지만 조금 더 마음이 안정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런 기대감이 있어요. 나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만드는 과정이 있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5, 6회 에피소드가 공개된 후 지난 1일 기준 3주 연속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한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까지 아시아 5개 국가에서 TOP 10을 장악하며 압도적인 흥행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2의 가능성을 두고 "제작이 된다면 계약을 새로 해야 한다.(웃음) 저도 애정이 굉장히 많다. 당연히 참여할 것 같다"라고 짚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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