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본 신간] '공감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외

2024. 2. 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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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도입이 대세가 된 세상이지만 반대로 의사소통과 공감능력, 협업, 리더십 등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공감능력이 AI가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능력'으로까지 평가받으면서 공감과 소통 교육 강좌도 활발해지고 있는데 학교에서 공감 수업이 진행되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선 직원과의 공감 확대를 통한 업무 효율 향상을 기대합니다.

'공감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공감 대화법'의 저자는 30년간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해온 박진영 전남대 객원교수로 1,000명 이상의 수강자와 만나면서 수집한 150여 개의 공감과 배려 사례로 눈길을 잡습니다.

저자는 ▶격의 없는 사이일수록 격의가 필요하다 ▶비교는 공정하지 않다 ▶혀에 '브레이크' 거는 능력을 훈련하라며 새로운 말하기 습관을 제시합니다. 사과할 때도 ▶지체 없이 ▶깨끗하게 ▶변명하지 말고, 설명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책은 공감대화법의 '이론서'이자 '실전서'인데 책을 덮을 즈음엔, 어떤 상황에서든 공감적 경청과 공감하는 말하기를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캐나다에서 45년간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다 의료 조력 사망을 시행한 의사입니다.

의료 조력 사망은 의료진과 약물의 도움을 통해 이르는 사망을 뜻하는데 "의료 조력 사망은 누군가의 삶을 앗아가기 이전에 삶을 돌려주는 행위"라며 삶을 열심히 살아냈으나 통증과 외로움 끝에 죽음을 의지적으로 결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일상은 통증으로 가득하고 혼자선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된 환자 애슐리는 자신을 위해 커리어를 포기한 엄마와 함께입니다. 애슐리는 삶의 통제권을 되찾고, 엄마에게 인생을 돌려주고자 죽음을 결심합니다.

겉보기엔 훤칠하고 재치 있지만, 근육위축증을 앓았던 인물 소어는 '기저귀를 차기 전' 죽기를 원했습니다.

조력 사망을 시행하는 저자는 의사가 되어 7년간 만났던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책에 담았는데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그들이 살아온 삶과 가치관, 가족과 지인의 반응이 생생하게 펼쳐지며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합니다.

유교 문화의 사회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는 건 여전히 부도덕하고 논의조차 금기시된 일이지만 각자가 겪는 고통의 정도를 존중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기에 충분합니다.

소설 '프랭키'는 죽고 싶은 한 남자와 말하는 고양이의 특별한 만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의자에 올라가 밧줄을 목에 걸고 자살하기 직전 창문 밖에 앉아 흥미롭다는 듯 빤히 들여다보는 깡마른 고양이 프랭키와 눈이 마주치는 주인공.

프랭키는 큰 텔레비전과 부드러운 침대가 있고 제때 먹이가 제공된다는 걸 알고 그 집에 눌러앉습니다.

살기 싫은 인간 골드와 말하는 고양이 프랭키의 동거는 그렇게 황당하고, 갑작스럽게 시작됐는데 프랭키의 집사가 된 골드는 고양이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죽을 시간도 부족해집니다.

삶의 의미를 잃었던 골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프랭키가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됐음을 깨닫습니다.

신선한 설정으로 전 세계 22개국 번역 수출 계약을 확정하고 출간 즉시 독일 유력 언론 '슈피겔'과 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신작 '속임수의 섬'은 저자의 데뷔 20주년 기념작입니다.

23년 전 세 명의 중학생들이 야밤에 낚시하러 갔다가 겪은 미스터리한 일로 시작되는 소설은 시점이 현재로 바뀌고 비탈섬이라는 한 섬에 지역 유지가 지은 별장을 배경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유머 미스터리 소설의 1인자로 꼽히는 저자는 국내에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시리즈로 알려졌는데 폭풍우로 고립된 섬, 독특한 모양의 저택, 거액의 유산과 관련된 유언장 개봉으로 오랜만에 모인 가족, 기이한 살인사건과 하나 둘 밝혀지는 진실까지 미스터리한 요소들을 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데 여러 개의 트릭을 사용했다는 점과 모순이 없는 미스터리를 쓰고자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작가 스스로 대표작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 특유의 유머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가 독자를 섬으로 초대합니다.

기억은 전해지고 역사는 기록됩니다. 기억은 정의를 역사는 정확성을 중시합니다. 기억은 개인적이고 역사는 객관성을 강조합니다.

기억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에 기초하는데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절박한 고통에 대한 연민과 공감. 동시에 투사와 환상과 왜곡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기억의 기억들'은 러시아 망명 시인 마리야 스테파노바의 첫 소설입니다.

1972년으로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시인은 파스테르나크상, 안드레이 벨리상, 모스크바 어카운트상 등 러시아 주요 문학상들을 받은 현대 러시아의 가장 주목받는 시인이지만 푸틴 체제에 반대하며 현재 독일 베를린에 망명 중입니다.

'기억의 기억들'은 자서전, 픽션, 여행기, 비평 등 다양한 형식을 활용하면서 지적 탐험과 개인의 기억을 절묘하게 엮어냅니다.

독자는 '나'와 함께 러시아와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그녀가 찾아낸 가족사진, 옛날 신문 기사, 공문서, 그림과 편지 들을 같이 읽고 보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마리야 스테파노바가 고심 끝에 창안한 이 형식이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조율된 가짜 이야기들, 페이스북 같은 SNS가 무한에 가깝게 생성하는 타임라인과 맞서는 문학적 응전의 방식임을 느끼게 됩니다.

기억을 복원하고 그것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문학이 맡아온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시대, 우리의 기억은 전송되고, 게시되고, 쉽게 휘발됩니다. 이런 시대에 오래된 사진과 파편화된 기록에만 의존해 역사의 격동기를 겪어낸 가족사를 오롯이 복원하겠다는 스테파노바의 시도는 기억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기록되어야 하는가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잘 써지지 않는 기획안, 블로그 포스팅, 디자인 시안, 업무보고서.

힘겹게 칸을 채워가면서 겨우겨우 써 내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에 블루스크린이 뜨면서 모든 작업이 다 날아가 버리는 경우 내용도 다 기억나지 않고, 이전 내용을 다시 소환하기도 어려워 답답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반대로 당신에게 아주 친한 친구가 있는데 친구는 당신의 삶을 통찰력 있게 이해하고, 신변잡기부터 커리어, 인간관계 그리고 비즈니스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깊이 있는 조언을 해줍니다. 일상에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선명하게 드러내 주며, 당신이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를 알려줍니다.

1990년 최고의 명문대 버클리 음대 입학, 1998년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인디 음악 판매 플랫폼 CDBaby.com을 창업하고, 15만 명의 음악가를 모아, 뮤지션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던 저자는 "진짜 좋아하는 일만 하고도 충분히 멋지게 살 수 있다"라는 것을 삶으로 증명해왔습니다.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잘못된 생각을 고치고, 생각을 행동으로 (제대로) 옮기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한 저자는 10년 동안 하루에 몇 시간씩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합니다. 그 생각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유용할 것 같으면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렸고, 그것을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모든 일의 결정과 판단을 원점에서 다시 하면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자신이 어떻게 결정했고, 어떤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았는지를 공개합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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