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에 맞는 그래픽카드 선택 딱 '2가지'만 기억하세요 [우당탕 컴조립]
그래픽카드는 CPU와 함께 컴퓨터의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사진이나 동영상, 모델링 같은 그래픽 작업을 할 때는 물론 고화질 게임을 할 때도 그래픽카드 성능에 크게 의존한다. 한층 사실적인 게임 화질을 기대한다면 그래픽카드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좋은 그래픽카드를 사자니 가격이 문제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립컴 부품 가격의 절반을 그래픽카드가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즉, 그래픽카드 제조사와 제품 등급에 따라 조립컴 가격 차이가 심해진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하면서도 원하는 성능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조립컴 견적을 짤 때 어떤 그래픽카드를 고를지 고민된다면 평소 즐기는 게임이나 자주 쓰는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 개발사 의견을 참조하자. 게임이나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구동하려면 어떤 그래픽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 사양을 명시한 경우가 많은 데 이때 두 가지만 살피면 된다.
①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가 지원하는 주요 기능 ②모델명을 통한 제품 등급 파악
이것만 잘 파악한다면 적절한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각각의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①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가 지원하는 주요 기능
데스크톱용 그래픽카드는 크게 엔비디아(NVIDIA) 계열과 AMD 계열로 나뉜다. 여기에 최근 인텔(Intel)까지 합세하면서 그래픽카드 시장은 '2강 1약' 구도로 경쟁 중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에 따른 차이가 체감될 때가 있다. 게임이나 프로그램 개발사가 특정 제조사 칩셋에 최적화하거나, 제조사가 자사 제품에만 제공하는 특별한 기능을 사용할 때 그렇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최적화하는 경향이 있다. 오랫동안 게이밍 그래픽카드로 각광받은 데다 게임 성능과 화질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는 게임 그래픽을 낮은 해상도로 처리한 다음 모니터 해상도에 맞게 업스케일링하는 'DLSS' 기능이 탑재됐다. 이외에 지연 시간을 줄이는 '리플렉스(Reflex)' 기능도 써볼 만하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는 신작 게임이 출시되는 즉시 최적화하는 '게임 레디 드라이버'가 제공되는데, 얼리어답터들은 이 점을 높이 사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타사 그래픽카드에도 비슷한 기능이 제공된다.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DLSS와 비슷한 업스케일링 기술 'FSR', 리플렉스처럼 지연 시간을 줄이는 '안티랙(Anti-Lag)' 기능을 지원한다. 최근 출시한 제품에는 다이렉트X 11·12 기반으로 개발한 게임의 성능을 2배가량 끌어올리는 '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AFMF)' 기능이 탑재됐다. DLSS나 FSR은 특정 게임만 지원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AFMF는 다이렉트X 버전이 11이나 12인 모든 게임에 적용할 수 있다.
인텔이 2022년 4월 출시한 '아크(Arc)' 시리즈 그래픽카드도 게임 전용 기능을 웬만큼 갖췄다. 모든 제품이 레이 트레이싱과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 'XeSS'를 지원한다. 단점으로는 아크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된 게임이 별로 없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 서든어택, 클로저스처럼 인텔 그래픽카드 사용 시 아예 실행조차 되지 않는 게임도 있다.
게임용으로 구매할 생각이라면 주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크 그래픽카드를 지원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초기에 다이렉트11 이하 버전을 지원하는 게임에서 구동 성능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하고 있으며, 언리얼·유니티 엔진 기반 게임은 잘 구동한다.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생각이라면 다른 제조사를 알아보는 게 낫다. 인텔 아크 그래픽카드 최상위 모델 A770조차 게임 성능은 엔비디아 중급형 그래픽카드 RTX 3060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인텔 그래픽카드는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XMX AI 기능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업스케일링하고 보정하며, 차세대 동영상 코덱 AV1을 지원해 저용량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한편 인텔 CPU와 함께 사용하면 인코딩 속도가 매우 큰 폭으로 향상돼 빠르게 영상을 편집·렌더링할 수 있다. 따라서 아크 그래픽카드는 인텔 CPU를 사용하면서 영상 편집을 자주 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②모델명을 통한 제품 등급 파악
칩셋 제조사를 고른 다음에는 필요한 성능 수준에 따라 적절한 제품 등급을 선택해야 한다. 엔비디아, AMD, 인텔은 대부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모델명으로 제품 등급을 나타낸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모델명은 GTX1060, RTX4070처럼 알파벳 세 자리와 숫자 네 자리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알파벳은 GTX와 RTX, 두 가지로 나뉘는데, RTX로 시작하는 제품이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지원한다. 레이 트레이싱은 게임 내 광원 위치를 역추적해 그림자와 명암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그래픽 기술이다.
네 자리 숫자 중 앞에 오는 두 자리는 세대(시리즈)를 의미한다. GTX1060은 10 시리즈, RTX4070은 40 시리즈라고 부르는 식이다. 숫자가 클수록 나중에 출시된 시리즈인데,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은 대부분 20·30·40 시리즈다.
그 뒤에 붙는 숫자 두 자리는 제품 라인업을 나타낸다. 주로 50·60·70·80·90 중 하나로 표기하며 숫자가 클수록 고성능 라인업이다. 기반 기술은 비슷하되 몇몇 기능이나 부품이 업그레이드된 후속작이 출시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땐 RTX4070 Super나 RTX3060Ti처럼 모델명 뒤에 '슈퍼(Super)' 또는 'Ti'를 붙인다.
AMD 그래픽카드 모델명은 RX580, RX7900처럼 'RX'라는 글자 뒤에 숫자가 서너자리 붙는 조합으로 구성된다. RX 바로 뒤에 붙는 숫자 한 자리는 세대를 뜻하며 숫자가 클수록 최신 세대다.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으로는 5·6·7까지 세 종류 있다. 그 뒤에 붙는 숫자 한 자리는 제품 라인업을 뜻한다. 보급형 제품은 4나 5, 중급형은 6이나 7, 플래그십 제품은 8이나 9를 붙인다. 그 뒤에 남은 자리수는 ‘0’이나 ‘00’으로 채우는데, 동작 클럭이 향상된 '리프레시' 버전은 ‘00’ 대신 ‘50’을 붙여 구분한다. 성능이나 부품 구성이 업그레이드된 버전은 RX6950XT, RX7900XTX처럼 모델명 끝에 'XT' 또는 'XTX'를 붙인다.
인텔 그래픽카드 모델명은 A770, A380처럼 알파벳 A와 숫자 세 자리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A 뒤에 처음으로 붙는 숫자는 제품 라인업을 뜻한다. 보급형은 3, 중급형은 5, 플래그십은 7이다. 단, 1세대 인텔 그래픽카드 기준으로 플래그십 7 시리즈조차 타사 중급형 그래픽카드와 비슷한 성능을 내기 때문에 라인업 간 성능 차는 그리 크지 않다. 라인업 뒤에 오는 숫자는 세부 등급을 나타내며, 숫자가 클수록 같은 라인업 내에서 성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뒤에 남은 자리수는 ‘0’으로 채운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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