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맨 전통 지켰다…'132조' 포스코그룹 이끌 장인화는 누구
자산 규모 132조원·재계 5위의 포스코그룹을 이끌어갈 제10대 회장으로 서울대 엔지니어 출신의 '정통 철강맨'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낙점됐다.
최종 후보 6명이 포스코 내부 출신 3명과 외부 출신 3명으로 선정되며 사상 두번째로 '비(非) 포스코 출신' 회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왔으나,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선택은 내부 출신이었다. 조직의 안정과 철강산업의 전문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장인화 전 사장을 포스코그룹의 회장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장 전 사장은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후추위는 장 전 사장에 대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 전 사장이 글로벌 전략 구상과 함께 기술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고 그룹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장인화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후추위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래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철강 및 신사업분야 최고 전문가다.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및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노사관계에서는 사측 대표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현장중심의 행보를 보이면서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인자하고 넉넉한 성품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덕장형 리더로 평가 받았다. 2021년 주총 이후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면서 여전히 경영 현안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포스코 재임 시절에는 인공지능(AI)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 선정을 주도, 그룹 핵심인 철강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신사업 부문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리튬을 포함한 양·음극재 중심으로 재편하며 2차전지소재 및 원료 중심의 그룹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장 전 사장은 2018년 차기 회장 선출 당시에도 유력 후보로 꼽히며 최정우 현 회장과 경합을 벌였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
내부 출신인 장 전 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되며 30년간 이어진 '순혈주의'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포스코그룹은 역대 회장 중 4대 김만제 회장(1994∼1998년)을 제외하면 최근까지 외부 출신이 회장에 선임된 적이 없다.
또한 '서울대 엔지니어 출신'이 회장에 다수 올랐던 전통도 이어갔다. 포스코그룹은 2000년 민영화 이후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등 서울대 공대 엔지니어 출신들이 회장직을 도맡아 왔다. 이구택, 권오준 전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정준양 전 회장은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나왔다. 최정우 현 회장의 경우 부산출신으로 동래고·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비서울대·비엔지니어 출신으로 회장에 오른 바 있다.
장 전 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취임하면 2018년 7월부터 5년 반 동안 그룹을 이끌어온 최정우 현 회장은 물러나게 된다.
문재인 정부 때 취임한 최 회장은 2000년 포스코 민영화 후 처음으로 정권 교체 후에도 온전히 임기를 마친 회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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