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도 ‘사업’…막연히 재밌을 거라 생각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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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골목마다 카페가 넘쳐난다.
경쟁은 매년 가열되고, 개업 카페 열에 여덟은 2~3년을 못 채우고 문을 닫는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많은 이들이 커피 가게를 열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잘 될 것이라고 여기죠. 하지만 작은 카페조차 이건 분명 '사업'입니다. 그래서 기업형 '관리' 같은 게 필요하죠.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 경비, 노동력 등을 파악해야 하고, 앱 구축도 해야 합니다." 그는 단호하게 카페 창업의 낭만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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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골목마다 카페가 넘쳐난다. 경쟁은 매년 가열되고, 개업 카페 열에 여덟은 2~3년을 못 채우고 문을 닫는다. 이러다 보니 ‘카페 지옥’ ‘커피 지옥’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타개책은 없는 것일까. 지난해 11월 열린 ‘2023 서울카페쇼’에 강연자로 방한한 바 있는 미국 커피 비즈니스업체 ‘바이 레일라 감바리’의 레일라 감바리 대표를 서면으로 만났다.
레일라 감바리는 부친 알리 감바리가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체리 스트리트 커피 하우스’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커피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부친과 “(커피) 일을 했다”는 그는 “카페에서 자랐다”며 ‘커피 사랑’을 드러냈다. 2014년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그는 섬세한 미각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커피 맛에만 집중했던 바리스타 감바리가 최근 커피 비즈니스업체를 차린 데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변화한 커피업계 환경”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카페 대부분이 문 닫는 상황이었죠. 2022년 재오픈하기 전까지 제가 운영했던 카페를 포함해 많은 카페가 새로운 서비스 모델 개발에 힘을 쏟았어요.” 많은 로스팅 회사가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식료품점을 겸했다고 한다. 카페도 운영시간을 제한하거나 테이크아웃 판매 방식을 선택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났는데도) 지금도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데가 많습니다. 더 편리하다고 판단한 거죠. 더구나 매출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동일했거든요.” 그는 커피 맛과 향 등 품질 향상만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제는 단순히 훌륭한 커피를 만드는 데만 관심 가져서는 안 됩니다. 훨씬 더 비즈니스적인 시각으로 커피를 바라봐야 합니다.”
‘비즈니스적인 시각’이란 무엇일까? 그의 답은 간명했다.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합니다. 품질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찾아야 하죠. 이래야만 커피 기업으로 유지가 가능합니다.”
그의 생각이 ‘레드오션’에 이른 한국 커피업계에도 해답이 될 수 있을까. “한국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많은 이들이 커피 가게를 열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잘 될 것이라고 여기죠. 하지만 작은 카페조차 이건 분명 ‘사업’입니다. 그래서 기업형 ‘관리’ 같은 게 필요하죠.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 경비, 노동력 등을 파악해야 하고, 앱 구축도 해야 합니다.” 그는 단호하게 카페 창업의 낭만을 경계했다. 섣부른 환상이나 막연한 긍정으로 카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그가 맛본 한국 커피 수준은 어떨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감동 받았죠. 한 잔 한 잔 정성스럽게 핸드드립으로 만드는 커피가 대부분이더군요. 미국은 배치 브루(한 회차에 여러 잔 분량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 커피거든요. 어느 카페나 ‘시그니처 음료’가 있는 점도 좋았어요.”
그는 케이팝 스타는 잘 모르지만, 지난해 첫 방문에서 맛본 불고기와 깍두기 맛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도 입안에 맴돈다고. 그와 우리는 ‘불고기 맛을 아는 이’라는 공통분모가 생겼다. 음식이 가교 구실을 한 것이다. 커피도 마찬가지. 그는 말한다. “커피는 공동체와 공동체, 공동체와 개인,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죠. 우리를 ‘세계’와 연결해주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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