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홍콩 ELS 불완전판매땐 수조원대 과징금 폭탄 가능성
[편집자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3년만에 수조원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가 터졌다. 금소법의 형식과 절차만 강조하다보니 금융회사는 소비자 권익증진이란 근본 정신을 잊었다. 금융상품을 올바르게 선택해야 하는 '자기책임 원칙'을 인식 못한 소비자도 '비싼 수업료'를 내야할 처지가 됐다. '껍데기'만 지켜진 금소법으로 ELS 사태를 바라봤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금융회사들이 불완전판매가 다수 확인되면 최대 수조원대 과징금을 내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설명의무를 위반하면 투자금액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ELS의 투자규모는 총 19조3000억원, 가입자는 40만명이다.
금소법은 8년여의 긴 논의끝에 2021년 3월 시행됐다. 자본시장법에서는 불완전판매시 과태료 위주로 제재를 해 왔으나 금소법은 과태료 외에도 수위가 높은 '징벌적 과징금'이 첫 도입됐다.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에 해당 하면 수입의 50%까지 각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설명의무 위반과 부당권유 둘 다 해당하면 수입의 최대 100%까지도 과징금이 나올 수 있다. 과징금 상한의 기준인 '수입'이란 ELS와 같은 투자성 상품은 투자액, 대출성 상품은 대출액을 뜻한다.
2021년 이후 12개 금융회사가 판매한 홍콩 ELS는 총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금소법 시행 전 두 달동안 판매한 2조2000억원을 제외한 약 17조1000억원이 과징금 대상이 된다. 설명의무 위반 사례가 전체의 10%만 돼도 조 단위의 과징금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적합성 위반시 3000만원 이하, 적정성 위반시 3000만원 이하, 설명의무 위반시 1억원 이하, 부당권유 위반시 1억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이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12개 금융회사의 현장검사에서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ELS 투자 권유 과정에서 "창구 직원의 잘못된 설명이 최소 일부는 들어갔다"며 설명의무 위반 가능성을 언급했다. 2008년 금융위기 시점에 주가가 급락했는데, 이 기간을 제외하고 과거 10년 손실 통계만을 활용해 ELS 투자를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설명 자료는 창구 직원이 아닌 본점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설명의무 위반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전체 투자자의 약 91.4%에 달하는 재투자자에게 설명 부족 가능성도 이 원장은 언급했다. 2021년 재투자자는 2018년 투자할 때 H지수가 2015년 1만4800선에서 2016년 7500선으로 급락한 사실 관련해 설명을 못 들었다면 상품의 위험성을 알지 못했을 수 있다. 실제 2016년 H 지수 급락에 따라 대규모 손실 위기 직전까지 갔으나 지수가 극적으로 반등해 손실을 면한 적이 있다.
다만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나 임직원을 직접 제재하는 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가 반복적으로 미흡한 경우 CEO 제재가 가능하지만 아직 법 시행 전이다. 아울러 2021년 판매한 홍콩 ELS에 소급적용이 어렵다. 이 원장도 "임직원 제재나 계약 취소 등은 단단한 법적 근거를 갖고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게 일반론"이라며 "제제는 상당히 뒤에 정리해야 할 문제로 제제에 대해 (먼저)이야기하면 서로 뜻을 모아 발전적인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가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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