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윤동희는 누구?', 롯데의 스프링캠프 열기는 상동에서도 이어진다[부산야구실록]
신임 김태형 감독 지도 아래 미국령 괌 데데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롯데 자이언츠. 32년 묵은 무관의 서러움을 털어버리려는 듯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이곳 괌 스프링캠프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1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대부분이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끝 무렵까지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게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성패가 쥐여진 셈이다.
그러나 ‘우승’이란 대업은 1군 선수단의 활약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44경기라는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수 몇몇의 이탈은 피할 수 없다. 그럴 때 팀 입장에서는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절실하다. 때로는 시즌 말미 혜성처럼 나타난 루키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기도 하지 않는가. ‘2군’ 퓨처스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팀을 우승으로 인도할 ‘슈퍼 루키’가 되고자 오늘도 1군 못지 않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퓨처스 스프링캠프는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곳의 광경은 괌에서 펼쳐지고 있는 스프링캠프와는 조금 다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인 1군에서는 본인이 가진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꾸려진다. 반면 퓨처스 스프링캠프는 좀 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 세심한 코칭이 훈련의 주를 이룬다.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은 지난해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2023 시즌 이들이 거둔 최종 성적은 59승 38패 1무(승률 0.608)로, 남부리그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각 팀 주력 선수가 모인 상무야구단이었다. 뒤이은 3위 KIA타이거즈의 승률은 0.524였고 북부리그 1위인 한화이글스의 승률은 0.545였음을 감안하면,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이 거둔 성적은 분명 리그 수위급이었다.
2군에서의 활약이 1군 무대에서의 성적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군에서 활약할 기회는 주어질 수 있다. 드래프트에서 물을 먹어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중심타자로 우뚝 선 포수 서동욱, 꾸준하고 안정된 기량을 보여 온 내야수 정대선이 그 좋은 예시다. 두 선수는 지난해 1년 차로서 1군 무대 데뷔에 성공했다. 그 기세를 이어 올해는 퓨처스 스프링캠프가 아닌 1군 스프링캠프에서 2024 시즌을 위해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다. 두 선수 이외에도 석상호, 김동혁, 우강훈 등이 지난해 1군 무대 승격이 성공했다.
올 시즌 김태형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윤동희 역시 지난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 개막전을 맞이했다. 퓨처스 리그에서 4할대의 고타율을 유지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던 윤동희는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를 훌륭하게 잡아냈고, 이후 단숨에 국가대표급 외야수로 성장했다.
1군 무대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퓨처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퓨처스 스프링캠프가 선수단에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김태형 감독이 천명했듯, 롯데 자이언츠 내에 확고한 주전 선수는 몇 없다. 시작하는 장소만 다를 뿐, 출발선은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그어진 셈이다.
롯데 자이언츠에는 높은 가능성을 지닌 젊은 선수가 많다. 김태형 감독은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 베어스에서 오랫동안 감독직을 역임했다. 그렇기에 김 감독은 올 시즌 퓨처스팀에 꾸준하게 시선을 둘 가능성이 높다. 결국 1군 콜업의 여부는 선수 본인에게 달린 셈이다. 실제로 올해 프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신인 내야수 3인방 강성우, 안우진, 이호준은 모든 훈련이 종료된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훈련을 꾸준하게 진행할 만큼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고 한다.
현재 신인급 선수 이외에도 많은 선수가 상동야구장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부상으로 인해 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심재민, 정보근과 지난 1월 31일 군 전역 이후 팀에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는 선발요원 이승헌도 상동야구장에서 열의를 태우고 있다.
김태형 감독과 훌륭한 코치진의 합류로 그 어느 때보다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퓨처스팀의 활약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선수가 1군 합류를 위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만큼, 퓨처스 리그는 올 시즌 롯데의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길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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