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메이플스토리 대안과 소통이 필요하다
위기의 '메이플스토리'다. 최대 대목인 방학 시즌을 맞이했지만, PC방 점유율은 오히려 3%가 무너졌다. 방학의 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사건들의 여파, 그리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플레이 패턴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 방학 시즌과 비교하면 메이플스토리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수많은 풍파가 닥친 메이플이지만, 방학 시즌만 되면 귀신같이 살아났다. 2022년과 2023년 여름방학 각각 7.56%, 10.21%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최근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던 2022년 겨울방학조차 5%를 유지했다.
이번 겨울 업데이트에서는 새로운 수직 콘텐츠가 없는 메이플스토리의 내실을 다지는 기조로 진행됐다. 중간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졌다. 지난 확률형 아이템 이슈 이후 갑작스레 적용된 '큐브 메소화' 정책이다.
큐브 메소화로 인한 메소 수급처 제한 등의 변화 때문에 기존 업데이트 로드맵에 차질이 생겼다. 겨울 로드맵 발표 당시에도 "할 콘텐츠가 없다"라는 아쉬움이 많았던 상황에 바닥부터 싹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현재 메이플 유저들은 혹독한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음식에 비유되는 신규 콘텐츠도 부족한 상황에 집이라고 볼 수 있는 게임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진성 유저들도 이번 겨울을 나기엔 벅찬 심정이다.
더욱이 큐브 메소화 패치로 신규 유저 진입도 쉽지 않다. 추후 메소 수급처를 늘린다는 명목 하에 초반 수급량을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은 이해가 된다. 다만, 당장 메소 한푼 한푼이 소중한 뉴비들에게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PC방 점유율이 유저 변동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단기간도 아니고 약 2달 동안 꾸준히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은 분명 적신호다. 유저들의 인내심도 점점 한계가 보인다.
소통의 부재도 한몫한다. 당장의 개선은 어렵더라도 불안한 유저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라이브 방송 이후 1달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소통이 없다.
■ 메소 수급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큐브 메소화 패치 이후 메소의 가치는 한 순간에 치솟았다. 엘리시움 서버 기준으로 1억 메소 당 약 3431포인트까지 상승했다. 패치 전 2600 포인트 안팎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30% 이상 시세가 상승했다.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6차 전직 이후 급격한 메소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 급격히 올랐다.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다. 수급량에 비해 메소를 쓸 곳이 많아도 너무 많다.
저단계 구간 스타포스 비용 감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후속 조치가 없다. 소위 '세금'이라 부르는 심볼 강화 비용이나 링크스킬 교환비, 교환 수수료 등 일부 자잘한 메소 소비처는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큐브 구매뿐만 아니라, 상위 성급의 스타포스 강화 구간에 들어가는 메소량이 어마어마하다. 유저들은 "큐브 메소화는 좋은데, 스타포스 메소는 조상님이 벌어다주시냐"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명확한 후속 조치에 대한 청사진이 아니더라도 현재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최소한의 소통이 필요한 시기다. 적어도 다음 테스트 서버 오픈 전에는 유저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콘텐츠 보릿고개, 성장 동기부여 시급하다
메소 수급처 해결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게임에 고기 반찬이 없어도 너무 없다. 내실을 다지기도 중요하지만, 현재 메이플은 보릿고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즐길거리가 부족하다.
겨울 이벤트 '루시드 드림 페스타'나 신규 6차 스킬이 일부 추가됐지만 반복되는 지루한 플레이 패턴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매 패치마다 해왔던 일종의 연례행사 같다. 플레이 패턴에 있어서는 변화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규 콘텐츠 갈증은 올라갈 콘텐츠보다 올라간 콘텐츠가 더 많은 상위권 유저가 더욱 심하다. 난도 세분화가 됐다곤하나 몇몇을 제외하면 단순 피통늘리기에 지나지 않았다. 엄밀히 따지면 지난 2023년 2월 '카링' 출시 후 새로운 보스가 없다. 이로 인해 성장 동기부여도 크게 꺾였다.
오는 22일 추가 예정인 신규 콘텐츠 '에픽 던전'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내용을 미뤄 봤을 때 솔 에르다 조각과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단순 '주간 숙제'일 가능성이 높다.
개발진은 이런 유저들의 염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해야 한다. 많은 유저들의 예상처럼 스테이지에 입장해 정해진 '시간 내 필드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잡으면 끝나는' 그런 지루한 반복 콘텐츠는 곤란하다.
콘텐츠 추가를 통해 추가 메소 수급처를 늘리고, 경험치 획득처를 다양화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유저들이 진정 원하고 즐길 수 있는 재밌는, 그리고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동력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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