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가출하자 "엄마 욕해" 시키며 때린 아빠…2심서 감형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두명의 어린 딸에게 가출한 엄마를 향해 욕설을 하도록 강요하면서 머리 등을 수차례 때린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40)의 항소심에서 원심(벌금 800만원)을 파기하고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12월 강원 춘천지역 자택에서 첫째 딸(4)과 둘째 딸(2)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면서 엄마를 향해 욕설이 담긴 말을 하게 하고, “똑바로 해”라고 말하면서 손으로 첫째 딸의 머리와 얼굴 부분을 3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비슷한 시기 “엄마 보고싶어”라고 말하는 첫째 딸에게 “엄마 다른 아저씨 생겼어”라고 말하며 엄마를 향한 욕설을 하도록 강요했다.

조사결과 A씨는 아내가 가출한 사실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과 B씨 사이에 이혼이 확정돼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의 양육비를 약속대로 지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사 측은 양형이유 부당 등으로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러 피해아동들의 모친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감형사유를 밝혔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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