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아기' 시작 '수원 냉장고 영아사건' 엄마 8년…살인죄 인정
박현주 기자 2024. 2. 8. 17:32
검은색 옷으로 얼굴을 가린 여성이 경찰에 이끌려 나옵니다.
[{숨진 아이에게 하실 말씀 없습니까?}…{숨진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습니까?}…]
2018년 딸을, 2019년에는 아들을 낳은 지 하루 만에 살해해 자기 집 냉장고 냉동칸에 보관해 온 엄마 고모씨입니다.
지난해 5월 정부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는 안 된 이른바 '그림자 아기'를 추적하며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법원은 오늘 고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살인과 시체은닉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고 씨 측은 분만 직후 정상이 아닐 때 저지른 '영아살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영아살해는 살인보다 처벌이 가볍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미 아이 셋을 낳아 키운 경험이 있고 남편과 사이가 좋았던 점을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아이를 살해할 만큼 비정상적인 심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범행 전 소주 1병을 마신 거로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무능력한 남편에게 의지하지 못하고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서 자녀를 키운 사정은 고려했다"고 했습니다.
고 씨는 오늘 법정에 만삭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체포 당시 이미 임신을 한 상태였던 겁니다.
밖에서 출산하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구치소와 연계된 병원에서 낳는 게 산모와 아이의 안전을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고 씨는 다음 달 여섯번 째 아이를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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