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끝에 포스코 회장 최종 후보된 ‘철강맨’ 장인화···향후 과제는?
내달 21일 정기 주총 표결 통과시 회장 취임
“저탄소 시대 철강 미래 경쟁력 강화 적임자”
국내 5위 대기업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에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확정됐다. ‘포스코 OB(퇴직자)’ 출신인 장 전 사장을 낙점한 것은 포스코 핵심 사업인 철강 산업 경쟁력 확보와 조직 안정에 주안점을 둔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끝에 회장 후보에 올랐지만 장 전 사장 앞에는 실적 개선과 탄소 감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8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장 전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장 내정자는 다음 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 7일과 8일 양일에 걸쳐 회장 후보 6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최종 후보 6명이 포스코 내부 3명, 외부 3명으로 갈리면서 일부에서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첫 ‘외부 출신 회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후추위는 내부 출신을 회장으로 선택했다.
이는 후추위가 ‘변화’보다는 ‘안전성’에 더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장 전 사장이 철강부터 신사업·재무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것도 강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후, 포스코 신사업실장과 철강 마케팅 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철강생산본부장 등 철강 뿐 아니라 신사업·재무·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2018년에는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맡았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으로, 신사업·마케팅과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다. 같은 해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당시, 최정우 현 회장과 ‘회장 후보자 최종 2인’에 오르기도 했다. 장 전 사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
후추위는 “장 전 사장은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도전 끝에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됐지만 장 전 사장의 앞 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후추위에 참여한 사외이사 7명 모두 지난해 캐나다에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했다. 장 전 사장도 2019년 중국에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는 혐의로, 현재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회장에 취임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주력 사업인 철강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연결 기준, 77조1270억원에 그쳤다. 이는 2022년 말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86조원보다 8조9000억원 가량 적은 규모다. 2021년 12.1%에 달했던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률은 2022년 5.7%로 주저앉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4.6%까지 떨어졌다.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모색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 취임한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단 한 차례도 초청받지 못할 만큼 불화설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다.
‘탄소 중립’에 대한 요구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포스코는 고로에서 탄소 함량이 높은 코크스를 이용해 철광석을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 8기의 고로를 가동 중인 포스코는 국내기업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당장 2026년부터 유럽연합(EU)에 철강 제품을 수출할 때 역내 생산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을 경우, 추가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포스코는 전라남도 광양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건설하는 등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장 전 사장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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