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보릿고개’ 엔씨소프트..반등 키워드는 ‘비용 절감·수익모델 다각화’ (종합)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대 추락
경영효율화·신규 IP 강화 계획
“올해 M&A 실질적 결과 보일 것”
이에따라 엔씨소프트는 올해 강도높은 경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 맞는 플랫폼과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M&A(인수·합병) 역시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진행된 2023년도 4분기 엔씨소프트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게임과 비게임과 관련해 새로운 지식재산권(IP)를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방향성 중 하나로 엔씨가 서구권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등에서 저평가 돼 있다는 점을 타파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서구권을 포함해 동남아 등 지역별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37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4%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도 1조7798억원으로 재작년 대비 3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21.7%에서 7.7%까지 내려 앉았다. 엔씨소프트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2000년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1년 전 대비 91.9%나 줄어들었다. 분기 매출도 43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1% 감소했다.
인건비, 마케팅비 등 전사 비용 효율화 기조가 두드러지면서 지난해 4분기는 물론, 연간 영업비용은 1년 전보다 각각 13%, 18%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게임 등 주된 수익원의 매출 자체가 크게 떨어진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연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모바일 매출이 1년 전보다 38% 급감해 더 부진했고, 비중이 21%인 PC 게임 매출도 6% 감소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한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전일 공시나 오늘 기업설명(IR) 자료를 보면 오히려 역행하는 것 같다”면서 “현재 대한민국 상장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엔씨소프트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주주로서 심히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엔씨소프트 주주기도 한 베어링자산운용은 이날 회사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김택진 대표가 지난해 기준 128억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받은 점 등 회사 실적과 역행하는 경영진의 고연봉(성과급) 정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등이 현재 나오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비대해진 인력 규모와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CFO는 “회사 내부에서도 이러한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엔씨소프트는 방만한 것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과도하다는 것을 충분히 유념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인 만큼 곧 여러 가지 안을 도출해 실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 전사적으로 비용절감을 많이 진행했고, 올해 많은 부분에서 추가적인 비용 절감이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경영효율화가 시간을 끌어서 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작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상반기까지 집중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홍 CFO는 “현금 밸런스가 약 1조9000억원 정도 되고, 부동산이나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도 많다”면서 “주당 가치가 증대될 수 있는 인수·합병, 그리고 IP를 취득하는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A와 관련해서) 현재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고 있는 만큼, 진행 중인 투자의 방향성을 올해는 실질적인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신임 공동대표로 영입한 바 있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가 줄곧 회사를 이끌어 오던 기조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투톱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엔씨소프트는 개별 게임 타이틀별로 매출액을 공개하던 기존 발표 때와는 달리 이번 분기에는 플랫폼, 지역별 매출만 공개해 추가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쓰론 앤 리버티(TL)가 출시되면서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이 늘었고, 다양한 장르 신작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사업구조 변화를 고려해 이번 분기부터는 게임별 매출이 아닌 플랫폼별 매출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간 매출의 지역별 비중은 한국 64.6%, 아시아 29.7%, 북미유럽 7.6%, 로열티 8.1% 등으로 집계됐다.
그러면서 “TL 팀이 콘텐츠 개선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해외 출시와 관련해선) 서구권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관심이 상당히 큰 편이라 올해 출시하는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TL의 글로벌 퍼블리싱은 아마존게임즈가 맡게 된다.
향후 출시될 신작 계획도 언급했다.
홍 CFO는 “‘아이온2’는 엔씨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IP이고, 전사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PVP(플레이어 간 전투) 요소도 있지만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LLL’은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로 연내 외부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고, 개발팀이 직접 소통하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상반기 말에는 ‘배틀크러쉬’가 출시 예정이고 ‘BSS’도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이라면서 “의미있는 실적개선은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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