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화물선 코카인 100kg의 정체는?…중남미 밀매조직 ‘배달사고’
지난달 부산항에 정박 중인 브라질 발 화물선에서 발견된 코카인 100kg(시가 3500억원 상당)은 중남미 밀매 조직이 제3국으로 보내려다 실패한 배달사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해해양경찰청은 8일 이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15일 오후 3시 35분쯤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국내 선적 7만t급 화물선에서 발견된 물질 100㎏이 코카인으로 확인돼 유통 경로에 대한 국제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이 화물선 밑바닥의 ‘시 체스트’(Sea Chest·선박 엔진을 식혀주기 위해 바닷물을 배 밑으로 빨아들이는 곳)에서 100개로 나뉘어 비닐 포장된 물질을 적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통해 코카인임을 확인했다. 이 화물선은 브라질을 출발, 싱가포르·홍콩을 거쳐 부산항에 들어왔고 중국으로 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이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국내 선적 화물선”이라고 말했다.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20여명에 대한 지문·마약검사·DNA분석·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마약운반 가담 여부 조사도 했다. 해경은 “선원들에 대한 검사 결과, 마약반응 음성 등이 나와 코카인 운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경은 비닐 포장을 뜯어 내용물도 검사했다. 코카인은 방수 고무와 비닐 재질의 5~11겹으로 압축 포장돼 있었고 포장 안에서 돌고래·卍·십자 등의 표식과 위치추적 장치 8개 등이 들어있는 게 확인됐다. 내부 포장지에선 피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과 DNA가 나왔다.
해경은 “십자 등의 표식은 중남미 마약밀매 조직이 쓰는 것으로 파악됐고, 포장지의 지문 등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중남미에서 생산된 코카인이 브라질에서 제3국으로 운반되던 중 적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국제적으로 선박 씨체스트에 마약을 숨겨 이동하는 일명 ‘기생충’ 수법이 성행하고, 중남미에서 생산된 코카인을 브라질에서 동남아 등지를 거쳐 유럽으로 밀수출하는 수법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사건도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 코카인을 보내려다 배달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은 남해해경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브라질 현지 배 밑바닥 검사 잠수부, 코카인 내부에서 발견된 DNA와 지문, 위치추적장치 등에 대해 인터폴 등 국제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 화물선이 출항, 경유했던 도시를 중심으로 코카인 유통 경로와 관계자들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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