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갑질 의혹 김윤배 청주대 총장, 대법서 무죄 확정

녹음파일, 업무수첩 등에 갑질의혹 담겨
재판부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증명 부족"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운전기사에게 폭언하고 갑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윤배(63) 청주대학교 총장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법원 제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총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 총장은 2018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운전기사 A(63)씨에게 반려견 선풍기 틀어주기, 개밥 주기 등 업무 외 허드렛일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운전 중인 A씨의 머리를 때리고, '돌대가리' '미친X' 등 폭언 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2020년 8월 김 총장 등이 운영하던 석유회사에 고용됐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A씨의 유족은 유품 정리 과정에서 김 총장의 갑질 정황이 담긴 물품을 발견한 뒤 김 총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A씨가 남긴 휴대전화 녹음파일과 업무수첩에는 김 총장이 갑질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쓰레기 치우기, 개밥 주기, 거북이집 청소, 구두닦이 등 허드렛일을 한 정황이 낱낱이 기록돼 있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욕설 등을 한 것은 피해자의 인지능력 저하, 업무능력 부족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즉흥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무 없는 일을 강제로 하게 했거나 피해자의 의사결정 실행을 방해하는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신분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권한을 과시하거나 폭행, 협박하면서 의사에 반하게 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범죄사실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단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이날 검사의 상고를 최종 기각하며 김 총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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