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영업익에도 맥 못 추는 편의점株… “실적 전망·기업가치 하향”

양범수 기자 2024. 2. 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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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BGF리테일 주가 3년 중 최고치 대비 40% 하락
업계 “편의점 시장 포화 영향”… 성장세 들쭉날쭉
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CU는 경영방식, GS25는 비유통 사업 문제’

국내 편의점 업계 선두를 다투는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지난해에 수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증권가는 이들 업체의 목표 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실적 추정치가 기대보다 낮아 기업가치를 낮췄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이날 1주당 2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최근 3년 중 최고점이었던 2020년 6월 4일(3만9800원)과 비교하면 43.3%나 떨어졌다. BGF리테일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주당 13만3100원으로, 최근 3년 중 최고가(2022년 12월 9일 21만9500원)와 비교하면 39.4% 하락했다.

이들 업체가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데 반해 주가는 지속해서 내림세를 보이는 것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40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매출액은 11조6125억원으로 5.3% 늘었다. BGF리테일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고, 매출액은 8조1948억원으로 7.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부터 보아도 GS리테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연평균 7%씩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씩 늘었다. BGF리테일 역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연평균 8%, 영업이익은 7%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래픽=손민균

◇ 업계 “일본보다 인구 대비 점포 수 많아… 시장포화 영향”

업계에서는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성 정체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인구 2000명당 편의점 점포가 1개 정도인 반면, 우리나라는 950명당 1개씩 있다”라며 “편의점은 가맹본부로서 점포 수를 늘릴 수 있어야 실적 전망이 좋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편의점 점포 수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다. 2022년 기준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점포 수는 총 5만4600여 개로 전년 대비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당 수치는 2022년 8.6%, 2021년 6.4%, 2020년 7.4%, 2019년 7.2%로 나타났다.

다만, GS25와 CU의 경우 점포 수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둔화하지 않았다. GS25는 지난해 기준 전국에 1만7390개 점포를 운영 중인 GS25의 점포 수는 전년 대비 5.7% 늘었다. 점포 수 증가율이 2022년 6.8%, 2021년 4.9%, 2020년 6.3%였던 걸 고려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BGF리테일의 지난해 점포 수 증가율은 6.9%로, 1만776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점포 수 증가율은 2022년 6.0%, 2021년 6.3%, 2020년 7.3%를 기록했다.

각 업체의 편의점 사업 부문의 실적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1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091억원으로 4.6% 감소했다. GS리테일 편의점 사업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은 ▲2020년 1.7%·-10.6% ▲2021년 3.4%·-6.6% ▲2022년 7.9%·2.4% 등이다.

BGF리테일은 아직 지난해 편의점 사업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매출액이 8조1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늘고, 영업이익은 2430억원으로 2.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사업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은 ▲2020년 3.8%·-16.2% ▲2021년 9.6%·20.5% ▲2022년 12.1%·26.4%로 나타났다.

◇ 목표 주가 내리는 증권가… “CU 임차형 출점 비용 부담·GS25 비유통 사업 부진”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체의 목표 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적 전망치가 기대보다 낮고, 기업 가치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게 이유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의 목표 주가를 1주당 18만원으로 낮추면서 “BGF리테일은 일반 상품 매출 부진에 따라 매출총이익률 개선이 제한적이고 본부 임차형 출점 증가에 따른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8월 BGF리테일의 목표 주가를 24만원으로 책정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도 BGF리테일의 목표 주가를 1주당 18만4000원에서 17만2000원으로 6.5% 낮추면서 ‘본부 임차형 출점’으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내수 부진이 전망돼 단가가 높은 HMR 등의 식품 카테고리 매출을 낮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영업 전략과 경영 환경 등의 영향으로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된 BGF리테일과 달리, GS리테일은 ‘비유통 사업 부문 영향’이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의 영향으로 꼽혔다.

고병국 KB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목표 주가를 1주당 3만3000원으로 6% 하향 조정하면서 “편의점과 슈퍼 부문의 견조한 증익 흐름에 더해 ‘프레시몰 철수’라는 호재도 존재하지만 2021년 이후 펼친 여러 신사업이 여전히 전사 손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1주당 3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15.2% 낮추면서 “유통 사업 이익 전망은 상향 조정하나 비유통 사업 이익 전망 하향 조정폭이 크다”고 했다.

GS리테일은 2021년 GS홈쇼핑과 합병한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을 벌여왔다. 2021년 한 해에만 부릉과 요기요, 무신사,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투자했고, 2022년에는 쿠캣에 투자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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