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조상님도 해외 따라간다…피자 차례상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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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설 차례상 간소화를 추진해 온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이 명절 연휴를 활용한 해외 여행에 대해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며 "해외에 가서 현지 음식으로 간소하게 조상을 기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권했다.
이어 최 회장은 "귀신이 어딘들 못 가겠나. 해외에도 다 쫓아간다"며 "(가기 전에 차례를 모시지 못했다면) 해외에 가서 형편에 맞게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으로 간소하게 차려놓고 (가족이) 같이 조상을 기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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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설 차례상 간소화를 추진해 온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이 명절 연휴를 활용한 해외 여행에 대해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며 “해외에 가서 현지 음식으로 간소하게 조상을 기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권했다. 차례를 아예 안 지내는 것보다는 낫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8일 와이티엔(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차례 간소화 방안’에 따른 차례 상차림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진행자가 차례를 생략하고 가족들끼리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 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최 회장은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것 아니겠냐”며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가기 전에 집에서 간단히 차례를 모시고 가면 좋겠다”고 권했다. 이어 최 회장은 “귀신이 어딘들 못 가겠나. 해외에도 다 쫓아간다”며 “(가기 전에 차례를 모시지 못했다면) 해외에 가서 형편에 맞게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으로 간소하게 차려놓고 (가족이) 같이 조상을 기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와 함께 2022년과 지난해에 걸쳐 추석·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차례상 기본 음식은 송편(추석) 또는 떡국(설),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이며 만들기 수고로운 전은 꼭 올릴 필요가 없다. 여기에 육류, 생선, 떡을 추가할 수 있는데 상차림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할 수 있다. 그동안 차례상을 바르게 차리는 예법처럼 여겨왔던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와 ‘조율이시’(대추·밤·배·감)도 예법 관련 옛 문헌에는 없는 표현으로, 상을 차릴 때 음식을 편하게 놓으면 된다. 조상의 위치나 관계 등을 적은 지방 대신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도 되며, 차례와 성묘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는 가족이 의논해서 정하면 된다.
이 같은 간소화 방안을 두고 최 회장은 “새로운 문화를 만든 게 아니라 과거 우리 조상들이 했던 문화를 원래대로 찾아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예법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는 차례상에 술 한잔,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번만 올리고 축문도 읽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조선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은 밀가루를 꿀과 섞어 기름에 지진 과자와 같이 만들기 번거롭고 비싼 음식인 유밀과를 올리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 조선 중기 학자인 명재 윤증 선생도 기름으로 조리한 전을 올리지 말라고 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피자나 스파게티를 차례상에 올려도 되냐는 질문에도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을 지적하며 “권장은 하지 않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엔 올려도 된다”고 말했다. 과일 역시 “특히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과일이면 얼마든지 좋다”고 했다. 음식은 직접 만들면 가장 좋겠지만 형편에 따라 사서 올려도 된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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