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세습독재' 알리예프 대통령 '92% 득표' 5연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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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해 연안국 아제르바이잔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은 일함 알리예프 현직 대통령이 9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선 연임에 성공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새벽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선거구 개표를 완료했다며 92%를 득표한 알리예프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제르바이잔 역사상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국가 전역에서 대선이 열리게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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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후보 6인 대통령 찬양만…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종식 영향도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카스피해 연안국 아제르바이잔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은 일함 알리예프 현직 대통령이 9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선 연임에 성공했다. 야당과 언론이 사실상 부재한 데다 야권 후보자들도 일제히 어용(御用)으로 치부돼 예견된 결과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새벽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선거구 개표를 완료했다며 92%를 득표한 알리예프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했다. 중앙선관위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시간 동안 투표가 진행됐으며 최종 투표율은 67.7%라고 밝혔다.
이로써 알리예프 대통령은 2003년 이후 21년 내리 5선을 하게 됐다. 당초 이번 대선은 2025년 4월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알리예프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에 이날로 일정을 앞당길 것을 지시했다. 조기 대선 필요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설명은 전무했다.
급조된 대선에 나선 6명의 야권 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 일제히 현직 대통령을 찬양하기 바빴다. 푸아드 알리예프는 알리예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 국민들에게 한 모든 약속을 지켰다"고 두둔했다. 다른 후보들도 그를 '위대한 정치가' '승리한 총사령관'으로 추켜세웠다.
아제르바이잔에서 그나마 야당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전선당 알리 카림리 대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대선 출마를 거부했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 사법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반대파 단속에 돌입, 고위층 부정부패를 폭로한 독립 언론인들을 밀수 등의 혐의로 줄지어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알리예프 대통령은 직전 대선(2018년) 득표율(86%)을 상회하는 표를 유권자들로부터 받았다. 지난해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살던 아르메니아계 주민 10만명이 아르메니아로 돌아가면서 자국 영토를 공고히 한 게 지지자 결집을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지만 12만 인구 중 대다수가 아르메니아인들이라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2022년 발발한 양국간 전쟁이 2개월 만에 아제르바이잔의 승리로 끝나면서 아르메니아군이 철수했고, 주민들이 세웠던 미승인국 '아흐차흐 공화국'도 무너지게됐다.
그 여파로 인종청소를 우려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결국 지난해 9월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떠났다. 이에 대해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제르바이잔 역사상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국가 전역에서 대선이 열리게 됐다"고 자평했다. 선거 당일인 7일에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 세습 독재자로 지탄을 받아왔다. 아버지인 헤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1993~2003년 재임)의 사후 대통령에 당선된 데다 2009년 헌법을 개정해 '3선 금지' 조항을 폐지해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2016년 추가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했고 2017년에는 자신의 부인을 부통령직에 임명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터키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동시에 구소련 시절 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현재 러시아와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는 다량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어 '불의 나라'라고도 불린다. 아제르바이잔의 에너지 자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對)러 유럽국들이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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