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vs에이스토리, 공정위 신고에 무고죄 카드까지 [이슈&톡]

김지하 기자 2024. 2. 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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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에스엔엘 코리아'(SNL KOREA)를 두고 발발된 쿠팡과 에이스토리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SNL 코리아'를 빼앗겼다고 주장 중인 에이스토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두드렸고, 이를 전면 반박 중인 쿠팡은 '무고죄' 카드를 꺼냈다.

SNL 코리아는 지난 2011년 tvN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미국 NBC에서 40년간 방영 중인 '새러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이하 SNL)의 포맷 라이선스를 받아서 제작, 정치 풍자와 19금 개그로 2~30대의 취향을 저격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17년 시즌9을 끝으로 종영했지만, 4년 만인 지난 2021년 리부트 시즌으로 부활했다. 에이스토리아 쿠팡플레이와 독점 스트리밍서비스 계약을 맺었고, 저작권자인 미국 NBC유니버설과 6개월에 걸쳐 협상해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에이스토리는 tvN에서 SNL 코리아를 연출한 안상휘 PD를 본부장으로 채용해 연출을 진두지휘했고, SNL 코리아의 얼굴이기도 한 신동엽을 필두로 노련한 배우들을 끌어 모아 SNL 코리아의 옛 영광을 재현해 냈다. 리부트 시즌4까지를 제작해 납품한 가운데 쿠팡플레이는 SNL 코리아의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정상에 올랐다.

문제는 시즌5 론칭을 앞두고 터졌다. 지난해 에이스토리가 낸 2024년 사업 계획에도 SNL 코리아 시즌5가 명시돼 있었지만, 시즌5부터는 쿠팡과 예능콘텐츠 자회사 씨피엔터가 제작을 맡는다.

쿠팡은 지난해 9월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안상휘 전 에이스토리 제작본부장은 씨피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상황이 드러난 후 에이스토리는 안상휘 전 제작본부장과 씨피엔터 등의 영업방해에 7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안 전 본부장이 직원들의 집단이직을 종용,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안 전 본부장은 70억원을 이적료로 표현하며 "에이스토리가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도 주장했다.

양측의 대립은 오는 3월 시즌5 론칭일을 확정지은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에이스토리는 지난 5일 쿠팡과 자회사 씨피엔터의 불공정거래행위(부당한 인력유인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 사건의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들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고 판단될 경우 공정위는 불공정거래행위 중지 및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등 시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전 3개 사업 연도 평균 매출액의 4%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 부당한 인력 유인 행위는 형사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행위로 공정위는 전속적 고발권도 가지고 있다.

에이스토리는 쿠팡 측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4가지 근거를 들었다. ▲에이스토리 피해를 고려할 때 쿠팡 측 위법 행위로 인한 피해 정도가 중대한 점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에 해당하고 전국적으로 시청되고 있는 점 ▲쿠팡 측이 제작사 1개 본부(예능제작본부) 인력을 전부 부당 유인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범한 사실을 고려할 때 위법 행위의 사회적 파급효과가 상당한 점 ▲쿠팡 측이 피해 구제를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에이스토리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거대 기업이자 방송플랫폼사업자가 중소제작사 사업부를 통째로 강탈해 간 사건은 전무후무하다. 쿠팡 측이 단순히 제작사를 변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이스토리 예능본부 직원을 모두 부당 유인해 한 순간에 제작 기능이 마비됐다. 쿠팡 대비 약자 지위에 있는 에이스토리가 이를 묵인한다면 국내 중소 제작사를 상대로 더욱 대범하게 인력과 노하우를 강탈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제2·3 피해자가 나타날 것이라 판단, 민·형사상 법적조치와 구제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불공정한 강탈 행위 관련 안상휘 전 본부장과 쿠팡 측에 제대로 된 법적책임을 물겠다"며 "어려운 환경 속 세계 한류 열풍을 만든 한국 영상 콘텐츠 제작업계에 잘못된 관행이 확립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반면 쿠팡은 같은날 "에이스토리 신고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무고죄로 고소해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맞섰다. 안상휘 전 에이스토리 본부장은 "에이스토리는 지난 몇 주에 걸쳐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주장하며 'SNL 코리아'와 나를 모해 하는 피로한 여론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더 이상 에이스토리가 제기하는 거짓말에 대응하지 않고, SNL 코리아 제작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NL 코리아 리부트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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